'K-방산 큰손' 떠오른 루마니아, 3대 무기체계 도입에 19조원 투자
K2전차 및 유도무기 사업 등 협력 기대···현대로템·LIG넥스원 수출 가능성↑

LIG넥스원의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의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 사진=LIG넥스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유럽의 주요 방산협력국 루마니아와의 올해 첫 수출 계약 소식을 알린 가운데,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루마니아와 수조원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루마니아를 방문한 결과가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루마니아는 군 현대화사업을 통해 19조원(133억달러)에 달하는 3대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K방산이 수출 영역을 유럽으로 더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올해 수출 목표인 2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루마니아에 한국형 패트리어트 ‘천궁-II’를 수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9000만달러(약 1180억원) 규모의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54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

수출 성사 가능성은 크다고 점쳐진다. 한국과 루마니아는 지난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5주년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루마니아 정상 방한, 양국 총리 상호방문,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 방한 등이 이어졌다. 루마니아는 이미 지난해 LIG넥스원의 신궁을 도입한 바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이 올해 루마니아와의 수출 계약 ‘물꼬’를 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탄약 등 총 1조3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루마니아에서 니콜레타 파울리우크 루마니아 상원 국방위원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국방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루마니아에서 니콜레타 파울리우크 루마니아 상원 국방위원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국방부

루마니아는 폴란드에 이어 ‘K방산’의 차기 주력 시장이 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와 흑해를 사이에 두고 있고, 우크라이나와도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군 현대화 사업을 서두르는 국가 중 하나다. 

올해로 나토 가입 20주년을 맞은 루마니아는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2% 수준에서 2.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루마니아가 구상하는 전차 4개 대대 창설, 보병전투 장갑차 300대 및 대공 미사일 도입 등 3대 무기체계를 합하면 19조원이 넘는다. 정부가 계획한 무기 수출 목표인 200억달러(약 27조원)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루마니아를 방문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귀국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9 자주포 외에 장갑차, 전차, 대공 미사일 등의 수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루마니아 군현대화)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K2 전차. / 사진=현대로템
K2 전차. / 사진=현대로템

루마니아는 현대로템의 K2 전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루마니아는 과거 독자 개발한 전차를 운용하고 있지만, 상당수 전차가 노후화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루마니아는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300여대의 전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50대는 미국 ‘에이브럼스 M1A2’ 도입이 확정된 가운데 나머지 250대를 두고 K2 전차와 독일 레오파드 2A8이 맞붙고 있다. 계약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K2 전차의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데다, 앞서 수출계약을 맺은 폴란드에 차질 없이 무기체계를 인도한 경험이 있는 현대로템의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루마니아를 비롯해 남은 하반기에도 수주 가능성이 큰 사업들이 남아있는 만큼, 방산업계는 ‘200억달러 수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 하반기 루마니아를 넘어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계약 체결을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 도전한다. 사업 규모는 약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체결된 레드백 호주 수출 계약(3조 15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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