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전략본부장, 파이브가이즈로 존재감 과시
본업인 갤러리아백화점 경쟁력 약화, 주가도 하락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1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갤러리아 부문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김 전략본부장은 미국 3대 수제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전략본부장은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로봇 영역까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일각에선 본업인 ‘백화점’의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0월 전무로 승진한지 약 1년 만이다. 재계에선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성공적으로 들여온 것을 김 전략본부장의 승진 배경으로 꼽고 있다.

김동전 전략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는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 사진=한화갤러리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김동전 전략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는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 사진=한화갤러리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김 전략본부장은 파이브가이즈 브랜드 검토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주도했다. 김 전략본부장은 홍콩 내 주요 파이브가이즈 매장 2곳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국내 파이브가이즈 1호점, 2호점 오픈식에도 참석했다. 파이브가이즈 1호점인 강남점의 매출은 하루 평균 3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을 담당하는 김 전략본부장은 와인 유통 회사인 비노갤러리를 통한 와인 유통 사업도 본격화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호텔은 물론 주요 거래처에 국내외 특색있는 와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김 전략본부장은 한화그룹이 신사업으로 점찍은 로봇사업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10월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했다. 김 전략본부장은 한화로보틱스의 전략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이후 한화로보틱스는 한화리조트와 함께 푸드테크 등 유통 현장에 로봇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본업인 ‘백화점’ 경쟁력은 약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쟁사 대비 한화갤러리아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갤러리아 매출은 120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74%나 줄어든 수치다.

그간 갤러리아백화점의 핵심이었던 명품관 매출도 하락하는 모양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경쟁사 대비 점포를 5개밖에 갖고 있지 않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 명품관을 비롯해 광교점, 대전 타임월드점 등 핵심 점포를 키우며 각광받은 바 있지만, 최근에는 갤러리아백화점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 명품관의 올해 1~10월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8%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월 매출은 두 자릿수 역신장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또 갤러리아백화점의 주요 매출처로 꼽히는 타임월드점은 대전 신세계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의 경우 대전 신세계는 매출 86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4%의 신장률을 보인 반면, 대전 타임월드점은 지난해 매출 7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0.6%나 하락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도 내년 1월 오픈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점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를 의식한 듯 한화갤러리아는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은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당시 “김 대표가 갤러리아의 특장점인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새 먹거리 발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대표는 전반적으로 백화점 본업부터 갤러리아 부문의 모든 것을 총괄하고, 김 전략본부장은 신사업 위주로 백화점 본업 외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주가 흐름 추이. / 표=정승아 디자이너
한화갤러리아 주가 흐름 추이. / 표=정승아 디자이너

문제는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지난 3월31일(2130원) 유가증권에 재상장한 이후 이날(1023원)까지 52%가량 하락했다.

김 전략본부장은 지난 4월12일 5만주 매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이후 5월에도 5거래일에 걸쳐 지분을 매수했고 6월에도 4거래일, 7월에는 3거래일 동안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10월에도 11거래일 지분을 매수했고 11월2일부터는 거의 매일 지분 매수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전략본부장은 하루에 적게는 3만5000주 많게는 5만주씩 장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로써 상장 당시 0%의 지분율을 보유했던 김 전략본부장은 현재 1.22%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김 전략본부장의 지분율이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홀로서기를 대비한 행보라고 풀이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전략본부장은 기업 가치 제고,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백화점 경쟁력은 신경쓰지 못한 듯”이라며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백화점 사업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 김 전략본부장에게도 중요한 만큼,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 사업을 개선시킬 묘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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