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초소재 등 정리하고 반도체·친환경·배터리 투자 확대

SKC 투자사 SK넥실리스의 정읍 공장 전경 / 사진=SKC
SKC 투자사 SK넥실리스의 정읍 공장 전경 / 사진=SKC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그룹 계열의 화학·소재 전문업체 SKC가 최근 연이은 매각과 인수 작업으로 분주하다. 고부가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지속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SKC는 반도체·친환경·배터리 부문에 2027년까지 5조~6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C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SK피유코어의 지분 전부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413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SK피유코어는 SKC 폴리우레탄(PU) 원료사업의 핵심 투자사로, PU의 원료인 폴리올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PU는 합성섬유와 페인트 등 사용처가 다양한 화학소재에 속하지만, SK피유코어는 최근 재생·바이오 폴리올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PU 원료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기도 했다. SKC 관계자는 “PU 원료사업은 시장 수요 증가와 다양한 고객 니즈 대응을 위해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방향성을 고려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C는 투자사 SK엔펄스의 반도체 기초소재사업인 웨트케미칼과 세정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웨트케미칼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각종 세정액과 식각액을 공급하는 사업이었으며, 세정사업은 반도체 장비·부품의 세정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두 사업 모두 SK엔펄스가 중국에서 운영 중이었다.

이외에도 파인세라믹스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인세라믹스 부문은 SK엔펄스 매출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밀고 있는 신사업과는 방향이 다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SKC는 국내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업체 ISC 인수를 확정하고 고부가 중심의 반도체 소재사업을 확장했다. ISC는 실리콘 러버 타입의 테스트 소켓을 처음 개발한 글로벌 시장 1위 기업이다. 러버 타입 외에도 기존 구리 합금 소재의 포고 타입 소켓도 납품 중이며, 인터페이스 보드 등 다양한 테스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SKC는 ISC를 반도체 소재사업의 핵심축으로 키우는 한편,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생분해 소재사업 육성에도 나섰다. 베트남 하이퐁시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SKC와 투자사 에코밴스는 현지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생분해 소재인 PBAT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분해 라이멕스(LIMEX) 소재사업 투자사인 SK티비엠지오스톤의 생산시설도 이곳에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2025년까지 연산 3만6000톤 규모의 공장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한단 계획이다.

SKC는 투자사 SK넥실리스를 통해 말레이시아에 있는 동박 공장 증설도 완료하고, 올 3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이 역시 SKC가 지난 필름·가공사업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해 투자한 것이다.

SKC 관계자는 “향후에도 추가적인 반도체 사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고부가 소재·부품 중심의 반도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미래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해 성과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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