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영업이익 대폭 증가하고 메모리 적자폭 줄여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 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48% 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2.7%, 7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대비 12.4%를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7조 9076억원, 2조 1344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적자폭을 크게 줄인 한편, 디스플레이(SDC)와 모바일(MX) 부문 호조가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세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메모리 감산 효과로 적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적자 규모는 지난 1분기 4조 5800억원, 2분기 4조63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9조원을 넘었다. 3분기는 메모리 적자 규모가 줄었단 분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적자 규모를 전분기(3조 7000억원) 대비 16.2%가량 감소한 3조 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감산은 D램을 중심으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는 지속 하락하다 지난달 6개월만에 보합세로 돌아섰으며, 10월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현물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다만,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아직 수요 회복이 더뎌서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의 경우 기업들이 감산에 나서는 등 자구책 효과가 컸지만, 주문 생산체제인 파운드리 산업의 경우 외부 시장 영향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호조가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등 고객사 신모델 출시 효과로 전분기 대비 실적 대폭 성장이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이번 아이폰15 시리즈 전체 패널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60%에 가까운 물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부문 역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5·플립5 출시 효과로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달 초 준프리미엄급 모델인 갤럭시S23 FE 등 팬에디션 시리즈를 글로벌 주요 국가에 출시했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와 함께 플래그십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전은 2분기 계절적 성수기의 기저효과로 3분기는 실적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TV의 경우 판매량이 전분기 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