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탈규제 시대 유형별 투자전략 소개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 입주장 몰린 지역 급매물 노려야
‘청년층 소형평수·다자녀 경기권’ 틈새 전략도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인기 단지는 일반공급 가점이 60점이 넘어야 한다. 추첨제 물량이 나오긴 하지만 경쟁률이 높아 떨어질 확률이 굉장히 높다.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역시 경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조건 청약만 보면 안 된다. 상황에 따라 저렴한 입주권을 노리거나 신축을 매수하는 게 더 나은 내 집 마련 전략일 수 있다.“

14일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3 부동산 투자 세미나’에서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좋은 집을 산다. 청약은 거들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월용(월급을 용돈으로)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청약 및 분양권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탈규제 시대 속 청약, 분양권, 입주권 등 유형별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최근 서울 분양 시장은 나오는 단지마다 완판을 기록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대된 데다 분양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말 분양해 최고 경쟁률 154대 1을 기록한 ‘마포 더 클래시’를 예로 들며 “마포 더 클래시의 인근 동네는 실거래가 20억원(전용면적 84㎡ 기준)을 찍었던 곳이다”며 “현재 하락폭이 30% 정도이고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번지면서 분양가 13억~14억원이 수용 가능한 금액대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바닥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분양가보다 가격이 대폭 빠지지는 않을 거란 판단에 수요자들이 계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서울에서 주목해야 할 분양 단지로는 서대문구 홍은13 재개발‘(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래미안라그란데)·‘이문3구역 재개발’(아이파크자이),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송파구 ‘문정 136 재건축’(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등을 꼽았다. 대부분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대단지로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점이 낮은 청년층은 틈새 전략으로 초소형 아파트를 추천했다. 박 대표는 “전용 39·49㎡ 이하 수요가 적어 경쟁률이 낮기 때문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둔촌주공과 광명1구역(광명더샾자이포레나)도 전용 39·49㎡가 모두 미달이 났었다”며 “이후 다른 분양 단지에서 같은 평형대 분양가격이 1억원 높게 나왔기 때문에 해당 물건들을 매입한 수요자들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분양권 매입 전략도 소개했다. 올해 서울에 분양권이 전매제한이 풀리고 입주장이 대거 몰린 만큼 급매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서울은 올해 1월 강남3구와 용산구 외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되고 4월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1년으로 줄어들었다”며 “전매 가능한 분양권이 등장하고 동시에 입주장까지 겹치며 일시적으로 초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입주 시 매매 또는 전세로 매물이 나온다”며 “여기서 흔들리는 매물을 찾게 되면 낮은 전세, 저렴한 매매 물건을 찾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청약보다 매수를 추천했다. 매수가격이 분양가보다 더 낮아서다. 실례로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더샵아르레’는 지난 2월 분양 당시 분양가격이 6억원이었다. 인근 ‘주안캐슬앤더샾에듀포래’보다 1억5000만원 가량 비싼 가격이다. 박 대표는 “인천은 3년 전보다 분양가격이 2억원 가량 상승했다”며 “반면 집값은 하락했기 때문에 분양과 매수 중 가성비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는 분양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광명이나 용인 등 경기권 인기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10억에서 12억원까지 치솟았다”며 “이런 곳은 나중에 이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인근 아파트 고점 대비 30% 낮은 분양가면 도전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순서로 미분양 물량을 지역별로 분석해 현황을 진단했다. 현재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 1만건, 지방은 5만건 수준이다. 박 대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분양 물량이 대부분 입지가 외곽이고 나홀로 단지들이 대부분이다”며 “지방도 마찬가지로 모든 지역이 미분양이 심한 것이 아니고 구도심이나 읍면 지역에 미분양이 몰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인 지역이나 대도시에선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투자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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