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폐플라스틱 재활용 신성장동력에 대규모 투자→차입금 증가
S&P, 안정적→긍정적으로 등급 상향···대출과정서 이자부담 경감 기대

GS칼텍스 전남 여수 생산 공장 전경. /사진=GS
GS칼텍스 전남 여수 생산 공장 전경. / 사진=GS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GS칼텍스가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금융부채 규모가 4조8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정유 4사 중 가장 많은 수준으로,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차입금이 많이 발생해서다. 회사 측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추가 대출 및 연장 등으로 금융부채 상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기준 단기 금융부채는 4조8052억원이다. 친환경 제품 개발과 수소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육성 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4조3269억원)와 비교해 11.1% 늘었다.

GS칼텍스는 금융부채를 줄이기 위해 올해 2월 회사채 발행을 시도한 바 있다.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이다.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1조160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려 발행액을 500억원 증액해 총 1500억원으로 했다.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채무 상환에 쓰였다.

아울러 나머지 단기 차입금은 대출기간 연장이나 추가 대출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GS칼텍스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S&P는 “올해 들어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석유화학 수요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회복에 GS칼텍스는 향후 1~2년간 꾸준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정 배경을 밝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면서 GS칼텍스가 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거나 기간 연장시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올해 1분기 기준 GS칼텍스의 이자 비용은 645억원인데, 향후에는 이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반등 분위기가 시장 전반에 형성되고 있다”며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재무안정성을 보여온 만큼 차입금 상환 및 연장이 다른 업종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등의 단기금융부채는 1조원 안팎이다. ▲에쓰오일 1조9391억원 ▲HD현대오일뱅크 1조1507억원 ▲SK에너지 6116억원 등이다. 이들 기업은 GS칼텍스와 비교해 신사업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차입금이 많은 편은 아니다.

단, 업황불안에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현재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GS칼텍스처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면서 차입금 규모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자금확보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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