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개 제약사, 시장에서 처방 경쟁···만성질환 강점 보령이 처방 1위
한미약품 ‘다파론’ 5월 실적이 4월 두 배···동아에스티 프로드럭 주력, 제네릭 포기
포시가 원외처방은 4월과 5월 각각 47억원 육박···업계 “8월까지 시장 흐름 주시해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제약업계가 주목했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후발의약품 출시가 최근 두 달 간 진행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됐다. 초반 추세지만 현재로선 보령과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품목 원외처방실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프로드럭과 제네릭(복제약) 2개 품목을 판매했던 동아에스티의 제네릭 판매 중단이 눈에 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계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후발약이 지난 4월 8일 이후 출시됐다. 당초 포시가 우선판매권을 확보했던 14개 제약사만 후발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가 우판권 회피 전략을 활용하는 등 포시가 후발약 출시에 만전을 기한 탓에 실제 시장에 선보인 후발약은 60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포시가 관련 정보를 입수한 제약사들이 후발약 출시가 가능한 전략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후발약이 60개 품목까지 늘어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4월 초순 이전부터 제약사 영업사원과 CSO(영업대행사) 직원들이 의료기관을 자주 방문, 영업활동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진행됐다”며 “일부 제약사 영업사원은 회사가 제시한 실적목표에 압박감을 느낀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시사저널e가 제약사들로부터 입수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통계에 따르면 2개 품목을 내놓은 동아에스티를 포함한 59개 제약사 60개 후발약이 포시가 시장에서 경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월과 5월 원외처방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보령(구 보령제약) ‘트루다파’로 확인됐다. 금액은 2억 4600만원이다. 구체적으로 4월 8400만원에 이어 5월 1억 6100만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상대적으로 만성질환 전문의약품에 강한 편이고 영업에서 경쟁력이 있어 최근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보령 관계자는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고혈압당뇨 복합제 개발 등으로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어 한미약품 ‘다파론’이 1억 8300만원 처방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파론의 5월 실적(1억 2700만원)은 4월 실적(5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짧은 기간 실적이라는 사유로 구체적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처방 3위는 동아에스티 ‘다파프로’다. 실적은 1억 5800만원이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당초 프로드럭 다파프로와 제네릭 ‘동아다파글리플로진’ 등 2개 품목 영업을 추진했다. 프로드럭은 그 자체는 약효가 없지만 몸 안에서 대사돼 구조가 변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을 지칭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월 프로드럭이 포시가 물질특허 권리범위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한 후 같은 해 11월 청구성립이 심결되자 다파프로 출시를 결정하는 등 독자 전략을 구사한 제약사로 꼽힌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지난 4월 동아다파글리플로진 처방실적이 부진하자 전격적으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4월 제네릭 원외처방실적은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한 동아에스티 사례 핵심은 시장 선점”이라며 “현재 상위권 처방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 결과로 보여지며 동아다파글리플로진 판매 중단은 선택과 집중 정책의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4위 이후로는 종근당과 아주약품, 경동제약, 대원제약, HK이노엔, 진양제약, 넥스팜 등이 처방 상위권에 포진한 상태다. 이중 눈길을 끄는 업체 중 하나가 경동제약이다. 경동제약의 경우 자사 영업사원을 대폭 줄이고 CSO 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구체적 영업 실적이 포시가 후발약에서 도출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동제약은 4월 ‘다파진’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SGLT-2 억제제와 설포닐우레아 성분의 복합제 ‘다파메피정’을 선보였고 9월 복합제 출시를 준비하는 등 당뇨 치료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올 들어 영업사원 절반 이상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CSO 체제에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포시가 후발약 매출이 얼마나 늘어 시장을 점유할지 주목된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포시가 원외처방액은 지난 4월 46억 9200만원에서 5월 46억 7500만원으로 변화가 적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 후발약이 포시가 아성을 위협할 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일부 상위권 제약사들이 포시가 후발약 시장에서 높은 처방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초반 두 달 실적이기 때문에 최소한 8월까지 처방 흐름을 분석해야 한다는 업계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랜만에 대형품목 특허가 풀리면서 포시가 시장에 적지 않은 국내 업체가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했던 것”이라며 “일단 오는 9월 ‘자누비아’ 특허만료 전달인 8월 정도까지 실적을 보면 시장 경쟁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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