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베이징, 인천~시안·선전 등 이달 중순부터 비운항
중국 여객 예상보다 회복세 더뎌···단체관광객 비자 막힌 탓
핵심 노선 중국서 부진하며 향후 실적 개선 불투명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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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연이은 악재를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중국 노선을 축소한다. 당초 중국은 아시아나항공 주력 노선으로 엔데믹 이후 회사 정상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회복세로 인해 계획 대비 노선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아시아나에 따르면 이달부터 중국 운항 노선 스케줄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포~베이징 노선의 경우 이달 24일부터 비정기적으로 운휴에 돌입하며, 내달 6일부터는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인천~시안 노선은 이달 20일부터 비운항, 인천~선전 노선은 내달 8일부터 운항을 멈춘다.

당초 김포~베이징 노선은 하계 기간에 매일 운항을 계획했으며 인천~시안은 9월30일까지 주2회, 10월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주3회를, 인천~선전 노선은 이달 30일까지 주 3회, 이후 7월 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주 4회를 계획한 바 있다.

이어 인천~창춘 노선은 내달부터, 인천~난징 노선은 9월 1일부터 매일 운항하려고 했으나, 각각 주 5회, 주 6회로 축소됐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중국 노선 축소에 대해 “한국발 중국행 단체·개인비자가 가능해지기는 했으나,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며, 이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노선을 줄이는 이유로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꼽고 있다.

앞서 한국과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한중 노선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양국 항공사는 별도 제한 없이 각국이 보유하고 있던 운수권에 따라 각각 주 608회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항공사들도 지난 3월부터 적극적으로 노선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베이징노선을 중심으로 상하이, 항저우, 톈진, 광저우, 칭다오 등 17개 노선으로 늘렸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노선은 재개된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여객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노선 여객은 120만6374명으로 같은 기간 일본 노선(697만2453명)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노선이 재개된 3~5월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일본 노선은 425만여명인데 비해 중국 노선은 99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전(1~5월 기준) 일본 노선은 943만여명, 중국 노선은 721만여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일본 노선 대비 중국 회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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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시아나는 당초 중국 노선을 17개까지 확대하면서 운항을 늘리려 했으나 예상보다 성적이 부진해 노선을 줄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경우 국내 비즈니스 수요는 있지만 중국 관광객이 예전 대비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특히 중국 여행객 대부분이 단체관광객들인데, 중국에서 한국행 단체관광객 비자 발급을 재개하지 않아 중국 여행객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중국은 아시아나항공 핵심 노선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기준 중국 노선 매출은 17%로 동남아(25%), 미주(18%)에 이어 3번째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여행지인 일본 점유율(14%)보다 높았던 셈이다.

동남아의 경우 여러 국가가 모여 있고, 미주는 거리가 멀어 항공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단일 국가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도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 노선별 매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주 26%, 동남아 25%, 구주 14% 순이며, 중국은 13%를 기록했다.

아시아나가 중국 노선을 줄이면서 향후 경영 정상화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아시아나는 지난 1분기 화물 사업 호황이 지나면서 영업이익 9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7.7% 감소했다. 또한 당기순손실 6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최근 아시아나는 연이은 기체 결함으로 인한 항공편 지연 사태와 노동조합과의 갈등으로 인해 악재가 겹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최근 사측과의 임금협상 갈등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했으며, 이로 인해 2건의 항공편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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