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LG화학 올해 1분기 실적발표···영업이익률 개선 미진
생산시설 확대 따른 운용비용 증가·환율 하락 등 원인···업계 "일시적 현상으로 2분기 수익성 개선 예상"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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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공격적인 증설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양극재 업체들이 올해 1분기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 대체로 저조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해 ‘돈 되는’ 소재로 알려진 양극재지만, 증설에 따른 비용이 대거 투입되면서 ‘남기는’ 사업이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극재 '빅4'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제자리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생산 업체인 엘앤에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629억원, 영업이익은 404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683억원)를 하회하는 실적으로 영업이익률은 3%대에 불과했다. 

포스코퓨처엠도 많이 팔았지만 ‘남는 게 없는’ 1분기를 보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조135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20.6% 하락했다. 

양극재를 담당하는 배터리 소재 사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양·음극재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분기(191억원)보다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0.8%, 4분기 4.3%, 올해 1분기 2.1%로 지속 감소 중이다.

영업이익률 5%를 넘긴 에코프로비엠도 영업이익 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양극재 업체와 비교해 다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 1029억원, 3분기 1415억원, 4분기 953억원, 올해 1분기 1073억원으로 1000억원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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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수익성 부진 일시적 현상"

돈 잘 벌 줄 알았던 양극재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최근 일부 증권사에선 투자의견 하향 조정을 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3개월 동안 주가가 100% 넘게 올랐으나 이를 설명할 수준의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12일 하나증권이 처음으로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했고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3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양극재 업계 전반의 재무부담도 골칫거리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 3월 보고서를 내고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3사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기준 103%에서 다음 해 318%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부채비율이 늘어나면 그만큼 이자 비용도 커진다. 나신평은 “(양극재 3사의) 사업이 안정화되더라도 자동차부품 사업 성격상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마진을 유지하긴 어렵다”라며 이들의 미래 수익성도 낮게 점쳤다. 

다만 수익성 부진은 일시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생산능력(CAPAX) 확충에 따른 운용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향후 공장 가동이 안정화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양극재 업계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작년 말 광양공장 종합 준공 등 9만톤(t)의 생산능력을 새로 갖추면서 초기 운용비용이 높게 잡혔다”며 “공장 가동 초기에는 생산량에 따른 매출이 본격화되지 않아 이러한 경향성을 보인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 영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1400원대에 이르던 환율이 올해 1분기 12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양극재 업체 전반이 환차손 영향을 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환율 영향으로 리튬 등 원재료 도입 가격 반영에 차이가 생겨 나타난 현상”이라며 “양극재 업계 전반이 겪은 일시적 현상으로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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