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소극적 경제 정책에 늦어지는 건설 경기 회복
중국·튀르키예·우크라이나, 철강재 수요회복 전망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철강 시장의 수요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세계 각국이 소극적인 경제 정책을 펼치면서 건설 경기 등이 쉽사리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까지 최대한 손실 비용을 아껴 ‘버티기’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철강 시장의 수요 침체는 철근·H형강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 줄어든 66조7000억원이다. 올해 1분기 역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도 제철소의 실적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중국산 철광석의 가격은 이달말 기준 톤(t)당 126.01달러다.
이달 중순에는 131.8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80달러선에 머물던 철광석 가격이 반년 만에 약 50% 오른 셈이다.
시장악화와 원재료값 인상에 각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1831억원, 753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영업이익은 66.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63.8% 감소한 2527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비롯한 긴축 속도가 조절되면서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건설 경기가 살아나며 철강 수요도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마이다.
특히 중국이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지표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2월 PMI(구매관리지수)는 56.4로 경기 확장 국면으로 판단하는 50을 넘어섰다. 특히 건설업 PMI는 60.2를 기록했다.
아울러 대규모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전쟁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에도 올해 큰 규모의 철강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태풍 침수피해를 입은 생산라인의 복구가 완료돼 대내적 위험요인은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글로벌 시황 등의 대외적 요인만 회복된다면 제품 생산량 증가 등 생산량 증대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고정비 감소 등 몸집 줄이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