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8억원 매출, 올 상반기 126억원···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 직접 인수 관여
4월 한종현 대표 취임···향후 외상 골절 시장, 미용 의료기기 진출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중견 제약사인 동화약품이 인수, 경영하는 ‘메디쎄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동화약품은 메디쎄이 인수로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했으며 신사업도 추진하는 단계다. 특히 오너가가 인수를 주도한 업체에 전문경영인이 대표로 참여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사례는 다양한 편이다. 사내에 사업부서를 만들고 관련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사례가 있는 반면 기존 활발하게 활동하던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도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케이스가 제약업계에 발생하고 있는데 동화약품도 대표 사례에 꼽힌다.
실제 동화약품은 지난 2020년 9월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당시 동화약품이 인수에 투자한 금액은 196억원으로 파악된다. 목적은 사업다각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시 동화약품은 2019년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일반의약품 10개 브랜드제품 공동프로모션 및 판매권 계약이 종료돼 매출 상으로 힘든 시기였다”며 “계약 종료로 연간 600억원대로 추산되는 매출을 잃었기 때문에 매출부터 보전하고 수익성에 도움이 되며 사업다각화를 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했고 그 결과가 메디쎄이였다”고 설명했다.
메디쎄이는 3D 프린팅 기술기반 임플란트를 포함, 정형외과용 척추 임플란트를 판매하는 의료기기 업체다. 주요 품목은 ‘일리아드’와 ‘아르테미스’, ‘메두사’다. 이외에 흉부외과 오목가슴 치료용 고정장치, 정형외과 휜다리 교정용 임플란트, 각종 체내고정장치 등을 공급한다. 설립일은 지난 2003년이다. 메디쎄이 강점은 기술력이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금속 3D 프린팅 장비를 도입, 신기술 기반 환자 맞춤형 인플란트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7년에는 3D 프린팅 기반 다공성 추간체유합보형재에 대한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 식약처와 미국 FDA 허가는 기술력에 대한 증명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를 다투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메디쎄이 매출은 동화약품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쎄이는 지난 2019년 200억원에 이어 2020년 188억원, 2021년 208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매출은 12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19억원, 2020년 24억원, 2021년 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이 눈에 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2년 111억원 매출에 5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던 메디쎄이가 연매출 200억원을 넘고 영업이익 40억원대 업체로 성장했다”며 “이같은 경영실적 하나만 놓고 분석해도 동화약품은 남는 장사를 했다”고 말했다. 메디쎄이 수출 비중이 높은 점도 긍정적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수출 실적이 109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쎄이는 40개에 육박하는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은 수치는 기술력 입증과 그동안 진행한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을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이 그동안 메디쎄이 인수와 경영에 공을 들인 흔적은 경영진에서도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당초 메디쎄이 인수를 추진하고 작업을 진행한 인물은 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이다. 지난 2020년 9월 동화약품 역사상 실질적 인수합병 첫 사례인 메디쎄이 인수에 윤 부사장 의지와 실무적 뒷받침이 반영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시 윤 부사장이 2년여 기간 동안 의료기기 사업 진출을 전제로 인수 업체를 직접 물색했다”며 “이미 사내에서 전략기획실을 운영하며 사업이나 업체를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왔던 윤 부사장이 주도했던 결과가 메디쎄이 인수”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동화약품 대표에 취임한 한종현 대표가 메디쎄이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 본사 임원이 관계사 대표나 경영진을 겸직하는 사례는 많지만 본사 대표가 직접 관계사 대표를 동시 수행하는 사례는 드문 편”이라며 “한 대표가 의료기기 전문가이기도 하며 그만큼 본사가 메디쎄이 경영을 챙기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 2002년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에 입사한 후 해외사업부 해외영업팀장과 M.I.Tech 대표이사 사장,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1월 동아ST 해외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 진단사업부 담당 대표로 발탁됐던 의료기기 전문가다.
특히 한 대표는 메디쎄이가 그동안 집중해왔던 정형외과, 신경외과 임플란트를 토대로 외상 골절 시장 및 미용 의료기기 등 신사업을 향후 추진할 예정이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신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쎄이는 당초 기술력이 입증된 업체이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제약사 오너가 주도해 인수한 업체에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사례여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