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사장 등 오너→지주사→동화약품 지배구조 유지
대표 임기 만료 앞두고 거취 주목, 윤 부사장 승진 가능성 
작년 하이로닉 인수는 실패, 향후 사업다각화 방안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한 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이 향후 어떤 사업다각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장남인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은 1984년생이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 중추신경계팀 차장과 전략기획실 부장,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를 거쳐 2017년 생활건강사업부와 OTC(일반의약품)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후 2022년 3월 부사장을 달았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동화약품이 2022년 10월 구축한 지배구조는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주회사인 디더블유피홀딩스가 당시 동화약품 지분 15.22%를 보유했던 동화지앤피를 흡수합병하면서 오너일가가 디더블유피홀딩스를 지배하고 홀딩스는 동화약품을 지배하는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이전까지는 순환출자가 있어 복잡했고 일각에서 낡은 구조라는 평가도 있었는데 2022년 10월 새로운 형태로 변경됐다”며 “윤 부사장으로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부사장 등 특수관계자가 2023년 말 기준 디더블유피홀딩스 100% 지분을 보유했다. 윤 부사장 지분은 60%였다. 동화약품 역시 디더블유피홀딩스 15.22%, 재단법인 가송재단 6.39%, 윤도준 회장 5.13%, 윤 부사장 2.30%, 윤길준 1.89%, 윤선준 0.59%, 윤의준 0.09%, 윤평준 0.09%, 윤현경 0.06% 순이다. 윤 부사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디더블유피홀딩스가 동화약품 최대주주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33.64%로 집계되는 안정적이고 확고한 지배구조로 풀이된다.

이처럼 탄탄한 지배력을 보인 윤 부사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거취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 유준하 동화약품 대표가 오는 3월 30일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10여년간 전문경영인 출신 대표가 장기간 재임한 사례가 적어 여러 방안이 관측되는데 윤 부사장 거취와도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윤 부사장은 승진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유 대표가 연임되면 두 사장 모두 대표로 활동할 수 있다”며 “윤 회장이 어떤 인사안을 확정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화약품측은 인사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윤 부사장 역할은 동화약품에 미래경영을 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경영 핵심은 사업다각화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구체적으로 2020년 척추 임플란트 전문업체 ‘메디쎄이’ 인수 등 윤 부사장이 직접 관여한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서 사용되는 척추 임플란트, 수술용 기구를 생산하는 의료기기 기업 메디쎄이는 동화약품이 첫 M&A(인수합병)로 선택한 업체다. 2020년 188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266억원으로 성장했다.

사업다각화는 해외에서도 진행됐다. 2023년 12월 TS케어 조인트 스톡에 366억원을 투자해 140여 체인을 운영하는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지분 51%를 확보한 것이다. 현재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중선파마 지분 확보 이후 동화약품의 의약품 유통체인 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542억원으로 늘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이같은 사업다각화가 지난해 미용의료기기업체 ‘하이로닉’ 인수 실패로 귀결된 상황이다. 이에 동화약품과 윤 부사장이 향후 다각화를 어떤 방식으로 재추진할지 주목되는 시점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동화약품 관계자 C씨는 “사업다각화 경영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로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동화약품은 오너 4세로 경영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는 단계로 파악된다”며 “일부 좌절도 있었지만 윤 부사장이 사업다각화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판단되며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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