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영업익 포스코 49.4%·현대제철 35.1%·동국제강 45.8% 감소 전망
글로벌 수요 둔화 직격탄 맞은 포스코, 쌓이는 제품 재고에 감산 감축 고려
내수 비중 높은 현대제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약화 영향 덜 받아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철강업계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태풍 피해 복구, 원자재 수입 비용 부담 등으로 상반기까지 좋았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예상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49.4% 줄어든 1조5780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35.1% 감소한 5362억원, 동국제강은 45.8% 줄어든 16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극적인 경제정책을 펴면서 철강 수입량을 줄이고 있다. 환율 급등도 철강업계에 큰 부담이다. 철강사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를 달러로 구매한다. 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 현재 상황에서 달러마저 강세를 보이자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 피해까지 입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0만톤(t)에 달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수해로 인한 매출 피해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2.7% 수준으로 예상된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 기조 지속에 따른 수요 및 상품 가격 약세와 환율 급등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며 “철강 업황의 의미 있는 변화가 빠른 시일 안에 나타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단, 업계가 안팎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현대제철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수출 비중은 포스코의 3분의 1, 동국제강의 절반 수준이어서 글로벌 매출 타격이 덜한 편이다. 내수 비중이 높은 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약화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각 사의 해외 수출 비중은 ▲포스코 48.2% ▲현대제철 13.4% ▲동국제강 26.8% 등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매년 수출이 매출의 40%를 차지하도록 조절해 환율 변동으로 인해 손익 영향이 커지지 않도록 조절해왔다”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 등에서 주문량이 많아 해외 매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평년 대비 늘어난 수출 비중은 하반기 들어 포스코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각 국이 철강 수입량을 조절하면서 철강 재고가 창고에 쌓이는 실정이다. 포스코의 철강 재고는 약 1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포스코는 가격방어와 재고처분을 위해 생산량 감산까지 고려 중이다.
현대제철의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 피해는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건설용 자재인 봉형강의 국내 최대 제조사인 만큼, 건설업 성수기 도래가 실적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봉형강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4140억원을 달성해 현대제철 전체 매출의 33.3%를 차지했다. 4분기 들어 이 비중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에 따라 봉형강 주문량이 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제품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