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밋밋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SUV 감성 담아
실 연비 14.2㎞/ℓ로 공인연비 보다 높아
넓은 공간에 넘치는 힘까지

4세대 카니발. / 사진=박성수 기자
4세대 카니발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기아가 출시한 차량들이 연이어 디자인 부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출시한 K5를 시작으로 쏘렌토, 스팅어, 카니발까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디자인의 기아’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지난해 출시한 4세대 카니발은 밋밋했던 미니밴의 디자인을 벗어버리고, 세련미를 더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감성의 디자인으로 완전히 바뀌어 돌아왔다.

새로 바뀐 디자인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차박과 캠핑 열풍이 불며 큰 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카니발의 인기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카니발은 한국 대표 미니밴으로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르노 마스터 등 경쟁상대가 있지만, 미니밴 시장에선 독보적인 위치를 담당한다.

타본 4세대 카니발은 9인승으로 디젤 2.2ℓ엔진을 탑재한 시그니처 모델이다. 신형 카니발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이다. 흔히 미니밴이라고 하면 둥글둥글 하거나 투박한 디자인이 떠오르는데 4세대 카니발은 다르다. 화려하면서도 보는 각도에 따라 날카로운 느낌이 있다.

정면 사진. / 사진=박성수 기자
4세대 카니발 정면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은 박자와 리듬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을 중심으로 웅장한 인상을 표현했다. 측면은 속도감이 느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C필러의 독특한 입체 패턴 크롬 장식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운전석 문을 열자 새들 브라운 색상의 나파 가죽 시트와 12.3인치 클러스터,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신형 아반떼에 적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보다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해줬다.

카니발의 또 다른 장점은 옵션 구성이다. 과거 미니밴은 넉넉한 공간만 갖추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서 단순 공간성만으로는 만족시키기 어렵다. 공간의 여유로움에 편의성까지 갖춰야 한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풀 액정표시장치(LCD) 클러스터와 이어진 내비게이션, 기어를 바꾸는 다이얼 등으로 운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탑승자 모두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승·하차 편의 기술도 들어갔다.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와 원격 파워 슬라이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키를 갖고 있다가 차에 다가가면 문이 저절로 열리고, 멀어지면 저절로 닫혔다. 트렁크도 마찬가지다.

운전석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4세대 카니발 운전석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운전할 때 1열과 3열 사이에도 탑승자 간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뒷좌석 동승객과 대화할 때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 없이 내비게이션 화면 오른쪽의 ‘후석 버튼’을 누르면 뒷좌석 천장에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로 연결된다.

카니발의 진정한 장점은 뒷좌석에 있다. 특히 넉넉한 2열 공간의 안락함이 강점이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은 물론 전후좌우로 이동시킬 수 있다. 2열 시트의 탄력적인 움직임은 3열로 수월한 탑승도 돕는다. 필요에 따라 2열 시트를 분리시킬 수도 있다. 2열 시트는 3개로 독립된 구조인데 원하는 구성에 맞춰 개수를 조절할 수 있다.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2열을 180도 가까이 접고 평평한 공간을 즐길 수도 있다.

3열은 기존에도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했는데 신형은 더 넓어졌다. 성인 남성 2명이 앉아도 충분하다. 이 정도면 7인승 SUV들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여기에 컵홀더와 송풍구, 파워 아울렛까지 있다. 불편한 3열이 아니라 승객을 배려한 공간이다.

미니밴답게 수납공간도 많다. 실내 어디에나 컵홀더가 있으며 센터 콘솔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3열을 사용하더라도 트렁크 공간은 넓다. 2열 시트까지 탈거하면 2m가 넘는 큰 짐도 쉽게 적재할 수 있다.

트렁크에 짐을 실은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트렁크에 짐을 실은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본격 시승을 위해 차 시동을 거니 2.2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졌다. 다른 디젤 자동차에 비해 부드럽고 정숙했으며, 기존 중형 SUV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노면 충격도 생각보다 잘 흡수했다. 시승 구간인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과 가평군 대성리 일대 노면상태는 매우 불량했다. 여느 SUV라면 쿵쾅대는 소음과 충격이 발생했겠지만, 신형 카니발은 몸이 살짝 들썩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충격이 없다.

성인 4명이 탑승해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모두 달려봤는데, 어느 구간에서든 비슷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힘이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연비도 대형차 치고는 훌륭했다. 공식 복합연비는 ℓ당 13.1㎞지만, 이날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4.2㎞/ℓ를 기록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반자율주행 기능도 준수했다. 주행 중 핸들을 놓자 곧바로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나오긴 했지만, 다소 크게 휘어진 곡선 구간도 별다른 문제 없이 주행했다.

카니발은 미니밴으로 매력적인 모델이다. 저렴한 가격에 큰 차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카니발을 선택해도 후회 없을 것이다.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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