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모터’·‘압도적 연료효율’ 등 주무기···오르막 등에도 안락한 주행
운전자 안전·편의성 고려한 기능 탑재···캠핑·차박 등 활용에도 제격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친환경 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이 해당 차량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면서 더욱 탄력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친환경 자동차 판매 비중이 역대 최대인 약 12%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은 물론, 최근엔 세계적 IT기업인 애플까지도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려는 이유다.
다만 아직까지 친환경 자동차들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은 존재한다. 엔진의 한계에 따른 아쉬운 가속, 충전의 불편함 등이 그것이다.
혼다가 출시한 ‘뉴 CR-V 하이브리드’는 이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모델이다.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뉴 CR-V 하이브리드는 2모터의 강력한 힘과 ‘압도적 연료효율’을 주무기로 출사표를 던졌고 안정감, 편의성 등에도 세심함을 기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다의 성과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혼다코리아 시승행사에 참여했다. 행사는 전남 영암군 국제자동차경기장 트랙에서 EV 등 주행모드를 체험한 후 해남 땅끝마을까지 왕복 약 150Km 구간을 공도시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승 모델은 ‘뉴 CR-V 하이브리드 4WD Touring’(색상 Obsidian Blue Pearl)이었다.
◇저속 주행시 차내 ‘무소음’ 수준···인상적인 부드러운 가속
우선 경기장 트랙은 EV 모드로 3바퀴를 주행했다. 시속 40Km부터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높여가며 2모터의 작동 방식을 운전대 뒤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려는 취지였다. 저속 주행 등에서는 배터리의 전기로 주행용 모터가 돌아가고, 가속 시에는 발전용 모터가 주행용 모터에 전력을 공급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속 주행 시 정숙함과 부드러운 가속성 등 2가지였다. 시동을 걸고 약 시속 60km까지 차내의 소음은 거의 없었다. 또 트랙 가속 구간에서 약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일 시 진동이나 덜컥거림이 없었고, 엔진 소리도 거슬리지 않는 정도였다.
공도 주행에서도 이 부분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외부의 소음은 물론 엔진 등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오르막 등에서도 엔진의 부담이 느껴지는 소리가 없어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다.
이와 같은 주행이 가능하게 한 2모터 시스템은 제조방법과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핵심 기술이고, 동급 최고 수준의 모터 출력 184마력/5000~6000rpm, 최대토크 32.1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혼다는 설명했다.
또 고효율의 i-VTEC 앳킨슨 싸이클(Atkinson cycle) 엔진(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7.8kg·m)이 탑재돼 2모터 시스템을 보조하고, 고속 크루즈 시 E-CVT에 탑재된 엔진 직결 클러치를 통해 최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뉴 CR-V 하이브리드의 도심 연비는 리터당 18km(복합 리터당 14.5km, 고속도로 리터당 13.6km)다.
19인치 알로이 휠과 앞뒤에 각각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식 더블 위시본 등 서스펜션이 적용되며 과속방지턱을 큰 흔들림 없이 넘어가는 등 탁월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다만 코너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고, 코너에서의 차체 쏠림현상은 좀 큰 편이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센서, 카메라 등을 통한 ‘혼다 센싱’도 눈에 띄었다. 전면 그릴 하단의 혼다 센싱 박스에 장착된 레이더(millimeter-wave radar)와 전면 유리 윗부분에 장착된 카메라(monocular camera)를 통해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 저속 추종 장치(ACC with Low Speed Follow),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차선 이탈 경감시스템(RDM),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등이 구현됐다.
특히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경감 시스템 등과 선행 차량을 지속적으로 감지해 충돌 위험 시 경보를 울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등은 국도나 지방도 주행 시 유용한 기능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부 조도를 인식해 주변이 어두운 경우 상향등으로, 앞서가는 차량이나 마주 오는 차량을 감지하면 하향등으로 자동으로 전환하는 오토 하이빔 시스템, 우측 사이드 미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레인 와치 등도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성을 더했다.
◇심플한 실내 조작 디자인···SUV 실용성 살린 공간감
차 내부는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디자인됐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화면은 답답하지 않게 배치됐고, 바로 밑에 버튼식 변속기를 둬 운전자의 편리성도 제고했다. 아울러 기존 변속기 배치 공간까지 콘솔박스 공간으로 확대 활용되며 운전석과 보조석의 수납공간이 크게 늘었다.
2열 시트와 트렁크의 경우 SUV 특유의 공간 실용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열 시트의 풀 플랫이 가능해 적재공간을 최대 1945ℓ(실내 탑승공간 2914ℓ)까지 높일 수 있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적재공간 하단에 배치되면서 가능해졌다.
트렁크에는 자전거, 유모차 등 상대적으로 큰 화물을 적재할 수 있고, 풀 플랫 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캠핑, 차박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 CR-V 하이브리드의 차체는 전장 463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 휠베이스(축간거리) 2660mm 등이고, 공차중량은 1710kg이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뉴 CR-V 하이브리드 4WD 투어링, 뉴 CR-V 하이브리드 4WD EX-L 등 트림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각각 4770만원, 4510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