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주행 성능에 젊은 감성 디자인까지 갖춰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동급 경쟁모델을 이기려면 다방면에서 뛰어나야 한다. 후발주자라면 더 그렇다. 멋진 디자인과 넓은 공간, 강력한 성능과 옵션, 여기에 브랜드 가치까지 다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준·중형 고급 세단 시장은 메르데세드-벤츠와 BMW가 독점해왔다. 삼각별과 키드니그릴에 사로잡힌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벤츠와 BMW에 열광했다.
이 판을 깨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곳이 있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수입차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최근 강력한 성능에 젊은 감성의 디자인까지 겸비하며 지난해 독일 3사 판매를 뛰어 넘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7년 G70를 내놓을 당시,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를 경쟁모델로 지목했다. 벤츠의 고급스러움에 BMW의 주행감성을 더한 완벽한 차를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특히 3.3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은 제네시스의 전략을 실물로 만들어 놓은 결정체다. 고급 세단의 디자인에 더해 370마력이라는 출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G70 3.3T AWD 스포츠 패키지이며 색상은 로얄 블루다.
디자인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통해 제네시스 최신 디자인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면부는 두줄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낮게 위치한 방패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을 통해 멀리서 봐도 제네시스 차량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고급스럽고 대담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바디킷, 그리고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보닛 라인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다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측면 디자인은 앞바퀴 펜더에 새롭게 제작된 가니시를 적용했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19인치 알로이 휠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전면과 동일하게 두 줄 램프를 적용하고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로 고성능 세단의 모습을 완성했다. 또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제네시스 레터링을 큼직하게 더한 트렁크 게이트 등으로 이 차의 존재감을 살렸다.
실내 인테리어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와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를 새롭게 적용했다는 것 외에 변화가 없다.
차를 타고 본격 시승에 나섰다.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파주 임진각까지 왕복 200㎞였다. 가속과 승차감, 연비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주행 전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붉은색의 실로 마감을 한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나파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시동을 걸면 위협적인 배기음이 느껴진다. 스포츠모드로 하면 시트가 허리를 꽉 잡아주며 고속에서도 운전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출력의 여유가 있다고 느껴질 만큼 힘이 넘치고 강력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이후 꾸준히 이어지는 힘을 바탕으로 고속 영역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높은 RPM을 이어갈 때에 실내 공간에 전해지는 사운드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G70 3.3터보의 최고출력은 373마력, 최대토크는 52.0㎏·m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AWD를 탑재했다. 출발 전 스포츠모드에서 제로백을 측정했더니 6.5초가 찍혔다. 스포츠플러스로 하면 5초 내로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상위 세단인 G80 2.5터보와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코너링에서는 사륜구동 특유의 바닥을 움켜잡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제네시스 G70 3.3T AWD 스포츠 패키지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가 장착된 만큼 기본적인 한계 그립이나, 노면에 대한 대응력도 우수한 편이다.
G70은 스포츠세단으로서의 완성도도 뛰어나지만, 일상 주행용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없다. G70에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보조,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등 각종 주행 안전 사양을 탑재했다.
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제네시스 카페이, 음성 인식 차량 제어,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후측방 모니터 등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도 적용했다.
최종목적지에 도착한 후 연비는 9.6㎞/ℓ를 기록했다. 주행 대부분 스포츠모드와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번갈아가며 달린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