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리서치, 3분기 파운드리 매출 비중 36%...전년 比 11%p ↑
파운드리 1, 2위 경쟁에 중국 SMIC 수요도 성장세
ASML, 올해 EUV 노광기 35대 공급 전망...역대 최대 매출 예상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ASML에 이어 램리서치까지 반도체 장비업계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냈다. 올해 파운드리 첨단 공정 수요가 성장하면서 장비 매출도 늘었다. 삼성전자와 TSMC 미세 공정 경쟁과 함께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업체를 중심으로 장비 수요가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램리서치는 올 3분기 매출 31억7708만달러(3조5000억원)로, 전 분기 27억9186만달러(3조1000억원) 대비 14% 늘고, 전년 동기 21억6574만달러(2조4000억원) 대비 47% 성장했다고 이달 실적발표에서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9억6106만달러(1조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5억3745만달러(6000억원) 대비 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0.2%로, 전 분기 27.1% 대비 3.1%포인트 뛰어 올랐다.
3분기 실적은 이 회사가 앞서 제시한 전망치를 달성한 것은 물론 해외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램리서치는 전세계 식각 장비 시장 점유율이 약 50%에 달하는 업체다. 주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설비 투자 계획에 실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3분기 램리서치는 메모리 분야에서 D램 공정 전환과 함께 3D 낸드 플래시 관련 설비 투자가 늘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특히 식각 기술이 중요한 3D 낸드플래시 관련 장비 분야에서 성장한 분석된다.
파운드리 장비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3분기 램리서치의 매출 가운데 파운드리향 매출 비중은 36%로, 전 분기 29% 대비 7%포인트 성장하고, 전년 동기 25%대비로는 11%포인트 올랐다. 지난 3년 동안 3분기 중 파운드리 매출 비중이 3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매출 비중도 37%로, 전년 동기 27%에서 10%포인트 뛰었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 필요한 고부가 장비를 팔면서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그 베팅거 램리서치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투자가 강세를 보이면서, 3분기 파운드리 사업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14, 7, 5나노 공정 등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SMC와 삼성전자 등 선두 파운드리 업계가 기술 경쟁을 이어간 가운데 중국 SMIC 등 증설 수요도 급증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10나노 이하 선폭의 공정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의 몸집 불리기 경쟁에 신규 라인에 설치될 식각, 증착 장비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공정 기술이 미세해지면서 공정 수나 첨단 장비 수요도 성장하는 점은 장비사들에겐 호재다. 특히 올해 5G나 고성능컴퓨팅(HPC) 제품을 중심으로 첨단 파운드리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점차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공정 수도 늘고 첨단 장비 개발이 이어지기 때문에 선두 장비사들에겐 호재가 될 것”이라며 "장비 주문을 실적에 선반영하는 장비업계 특성상 내년을 기점으로 관련 설비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네덜란드 장비사 ASML 역시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ASML은 올 3분기 매출 39억5800만유로(약5조3300억원)의 실적을 내면서 전년 동기 29억8700만유로(3조9000억원) 대비 32% 매출이 성장했다. 이 회사는 7나노 이하 공정에서 핵심 장비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기 독점 공급사다. 지난해 7나노에 이어 올해 5나노 공정 수요가 잇따르면서 TSMC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선두 업계의 장비 쟁탈전이 치열하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ASML 경영진을 만나 EUV 노광기 제품 조기출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EUV 장비를 지난해 26대에 이어 올해 약 35대 규모를 출하할 전망이다. 이에 매출 실적은 지난해 118억유로(15조7600억원)에서 올해 133억유로(17조7700억원)로 성장하며 역대 매출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반도체 장비 업계에 활기를 준 중국 반도체 시장이 휘청거리는 점은 불안 요소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화를 목표로 SMIC 등 주요 파운드리 업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이달 초 미국 정부 제재 여파로 반도체 장비 수급에 변수가 생긴 상태다. 램리서치 역시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제재 여파로 중국 대형 파운드리 기업에 대한 장비 공급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규제 당국에 공급 승인 라이선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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