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룹총수 ‘호출계획’ 비판 제기된 뒤···‘총수대신 CEO’ 증인신청 급선회
농산물소비촉진 논의에 외식사업가 백종원 증인 신청···“진정성 의심” 비판도
대기업 경영진을 대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다 비판을 샀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가 총수들을 제외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주요 그룹의 전문경영인(CEO)들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이 증인명단에 포함됐다. 기업가에서는 최근 일련의 농해수위 행보와 백 대표의 증인신청을 두고 매년 반복되는 이슈끌기용 증인신청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24일 국회 및 재계 등에 따르면 5대그룹에서는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강동수 SK 부사장 △전명우 LG전자 부사장 △임성복 롯데그룹 전무 등이 총수 대신 이번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영인 두산중공업 사장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이강만 한화 부사장 △여은주 GS 부사장 △김범준 배달의민족 대표 △변광윤 옥션·G마켓 업무집행자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부사장 △형태준 이마트 부사장 등도 이번 농해수위 국가 증인으로 출석요구를 받게 됐다.
농해수위가 주요 대기업 경영진의 출석을 채택한 까닭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관련 민간기업의 기부가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상생기금 출연촉구가 빗발칠 전망이다. 당초 농해수위는 15개 대기업 총수 및 CEO들의 출석요구를 저울질했다. 이후 10개 그룹으로 대상을 추리고, 해당 기업의 총수들의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게 되자 수위를 낮춘 것이라 평가한다. 그럼에도 자발적이어야 할 기부금이 적다는 이유로 대기업 경영진을 불러냄에 따라 권한남용 논란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총수들의 증인신청은 포기했지만, 여전히 국감에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무더기 증인신청’이란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백종원 대표의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판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농수산물 판매 촉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백 대표의 증인출석을 요구한 셈인데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백 대표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논의방향과 유사한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외엔 관련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고충은 외면한 채 매년 이 시기만 되면 총수와 경영인들을 불러 호통치고, 화면에 한 커트라도 더 잡히려는 의원들의 행태가 매년 반복된다”면서 “신청이유도 납득이 가지 않을뿐더러, 백 대표의 증인신청 사례만 보더라도 농해수위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실정”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