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위권 게임 가운데 유일한 1점대 평점

자료=넥슨
자료=넥슨

넥슨의 신규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 연’이 최근 연이어 구설수에 휘말리며 이용자들의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담당 디렉터가 사과 영상을 올리는 등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불만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가 계속될 경우 ‘장기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 ‘바람의나라’의 고유한 감성과 추억을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긴 게임이다. 시대 배경은 유리왕과 호동왕자가 주인공인 삼국시대 초기로 원작과 동일하며, 직업 또한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등 원작의 대표 직업을 그대로 구현했다. 모바일 환경에 맞도록 전부 새롭게 도트 작업을 거쳐 그래픽 리마스터를 실시했고 맵, 몬스터, 사냥터, 집 등 원작 콘텐츠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

◇구글 매출 2위 달성…리니지2M도 꺾어

바람의나라 연은 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넘어선 것은 사실상 바람의나라 연이 유일하다. 

바람의나라 연은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돌파했으며, 일부 인기 서버의 경우 이용자가 너무 몰려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기도 했다. 바람의나라 지적재산권(IP)이 갖는 힘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특히 국악을 TV 광고에 활용하는 등 마케팅 전략 차별화를 통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바람의나라 연 광고 영상은 조회수 700만을 넘기도 했다. 도트 그래픽과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에도 불구, 바람의나라가 가진 IP 파워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사례다.

하지만 높은 매출과 달리 바람의나라 연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9점으로 굉장히 낮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 게임 가운데 1점대 평점을 받은 것은 바람의나라 연이 유일하다. 넥슨의 또 다른 모바일게임인 ‘V4’ 평점은 3.6점이며, 출시 직후부터 과도한 과금 유도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리니지M 평점 역시 3.0점을 기록했다.

치명적인 오류가 여러번 반복됐고 잦은 점검과 직업간 밸런스 문제, 이용자 기대에 반하는 업데이트 등 여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최근 진행한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반복됐다. 넥슨은 최근 바람의나라 연에 1차 승급과 신규 지역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1차 승급 직업과 기술을 구현하고, 일부 최상위 단계 기술을 강화하는 ‘기술 각성’ 콘텐츠를 추가했다. 아울러 승급 이후 사냥 지역 ‘산적굴’과 ‘민중왕릉’도 추가했다.

◇각종 버그·잦은 점검 등으로 유저 불만 극에 달해…평점 1.9점 기록

문제는 산적굴 일부 지역에서 리젠 버그가 발생했으며 아이템 제작 버그도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규 아이템으로 인한 전투력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기존 아이템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며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이태성 총괄 디렉터가 직접 사과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등 유저 달래기에 나섰지만  유저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접었으며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는 유저들마저 아이템을 갈아엎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유저들은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을 이유로 넥슨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저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게임을 시작했지만, 각종 버그가 판을 치고 이를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게임사의 무능력함에 실망했다”며 “돈을 내고 테스트서버를 플레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다른 게임이었으면 서비스를 종료하고도 남을 버그가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 발생했음에도 불구, 최근까지도 각종 버그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애초에 출시를 하지 않는게 맞다”고 꼬집었다.

자료=구글플레이 스토어
자료=구글플레이 스토어

 

◇ “극적인 반전 없이는 이번 사태 되돌리기 어려워”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금의 현 상황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용자들을 다시 불러오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출시 직후부터 첫 업데이트까지의 기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그 때 받은 성적이 2~3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의나라 연의 경우 매출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유저 반응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영에 있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넥슨이 왜 이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치명적인 버그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내부 테스트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는 바람의나라 연 장기 흥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앞서 출시됐던 게임들 가운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들 역시 초반 흥행 대박에도 불구, 버그 및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매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극적인 반전 없이는 사실상 이번 사태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과 영상 하나 올린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유저들에게 믿음을 줄 만한 무언가를 빠른 시일 안에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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