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웃고 금호석유화학은 울다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갈렸다. 저유가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낸 기업이 있는 반면 수요 산업이 뒷받침하지 못해 저유가를 잘 활용하지 못한 업체도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를 가장 알차게 보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 매출 11조 7133억원, 영업이익 1조6111억원, 순이익 99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누계 실적 대비 매출은 21.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359.1% 증가했다. 순이익은 589.6%나 증가했다.


유가 하락이 실적 향상의 일등 공신이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자 에틸렌(ethylene)의 원료인 납사(Naphtha) 가격이 떨어졌다. 떨어진 납사 가격으로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인 납사 가격 차이) 강세가 지속됐다. 이로 인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롯데케미칼 해외 법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말레이시아법인인 LC타이탄(LC Titan) 부문 매출은 5978억원, 영업이익 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 했다. 저유가로 원료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에틸렌 등 주요 생산 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LG화학도 지난해 성적이 좋았다. LG화학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8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연간 영업이익 1조3110억원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조2000억원을 냈으나 2014년 대비 11%줄었다.


LG화학은 매출 70%를 차지하는 기초소재부문 실적 증대가 컸다. 지난해 기초소재부문은 연간 매출은 14조6325억원, 영업이익은 1조676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50.1% 증가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실적 증가에 대해 "지난해 초부터 떨어진 유가로 인해 에틸렌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됐다. 또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저유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4% 감소한 1637억7000여만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도 3조9345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17.4% 줄었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합성 고무와 가전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합성수지를 생산한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판매 실적이 감소한 타이어와 가전제품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30%를 차지하는 합성고무 가격 하락이 실적 하락에 크게 작용했다. 저유가로 합성고무 원재료인 부타디엔(BD)가격은 떨어졌지만 덩달아 합성고무 가격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합성고무 가격의 경우 2분기 이후 21%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화학 산업 호실적은 제품 가격은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저유가로 인해 원료 가격 하락하면서 발생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수요 산업이 뒷받침하지 못해 제품 가격도 같이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저유가는 축복일 수도 있지만 수요 침체와 제품가격 하락 압박이라는 역풍으로 돌아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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