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농가 연계한 유통경로 고민해야”

이마트에서 출시한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 사진=이마트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도 2조원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원재료를 생산하는 농업인들은 불리한 유통체계 탓에 과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07700억원에서 지난해 176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성장추이를 감안할 때 2016년 시장규모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을 장악하려는 업계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간 경쟁이 뜨겁다. 편의점마다 도시락에 이어 찌개류까지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형마트도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서울 시내 유명 짬뽕집과 손잡고 가정간편식용 짬뽕을 내세워 피코크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명절 먹거리도 가정간편식으로 내놨다. 삼원가든, 오모리푸드 같은 외식업체도 인기메뉴를 가정간편식으로 출시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당 가정간편식 소비량을 보면 한국은 15.8달러로 영국 52.9달러, 스웨덴 52.8달러, 미국 48.7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우리처럼 쌀이 주식인 일본의 1인당 가정간편식 소비량이 25.5달러로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농업인은 그 수혜를 입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농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제조업체의 국내 농산물 사용 비중은 72.7%였다. 국산 쌀 사용율이 92.9%인 덕이다. 식음료의 국내산 원재료 사용비중이 31.2%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다. 

 

문제는 유통과정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성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제조업체가 주로 이용하는 조달경로는 중간도매·벤더 업체라며 “가정간편식 매출 증대로 인한 이익의 상당 부분이 중간 도매업자에게 귀속돼 농업인에게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박성진 박사는 제조업체가 중간도매나 벤더를 통해 대규모 물량을 조달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의하면 가정간편식의 중간도매·벤더업체 조달비중은 55.3%다. 식음료 평균 14.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체 식음료의 산지조달 비중은 43.3%였다. 반면 가정간편식의 산지조달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결국 식품기업과 농업인의 인식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진 박사는 식품기업이 원료농산물을 조달해야 하고 농업인도 원료농산물을 식품기업에 팔아야하므로 서로가 성장의 성장의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