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국내 성장률은 3.0%,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4%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는데, 최근 중국 금융시장을 어떻게 보나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오르고 있는데 쏠림 현상이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중국 위험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으로 변동되어 국제 금융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본다. 위안화 약세와 증시 급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중국 당국에서 위안화 시장에 대한 위기를 인지한 점을 감안해 보면 급격한 변동은 앞으로는 완화되지 않을까 한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크기 때문에 늘 예의주시 하겠다.

 

-이번 성장률 조정치는 국제 유가를 얼마로 생각하고 추정한 건가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가 전망을 낮췄다. 숫자로 보면 상반기는 30달러 후반, 하반기는 40달러 후반으로 잡았다.

 

-1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만날 예정인데 무엇을 논의할 것인가

 

=상견례에 그치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세계 상황과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한다. 국내 경제 상황 흐름이나, 앞으로 전망이 어떻게 될지,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대외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부가  제시한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제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나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설명하겠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적 시기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에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기적 시기에서 지향하는 목표라는 것을 거듭 말한다. 따라서 물가 상승률을 단기에 맞추기 위해 올릴 것이라는 의견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도 세부적인 운영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실질성장률이 낮다고 해서 물가를 올려서 이를 올리겠다는 기계적인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일본정부가 한국이 요청하면 통화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요청할 생각이 있는가

 

=한일통화 스와프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 예를 들면 외환 보유액이 상당하고 경상수지 큰 폭의 흑자를 보인다는 점, 얼마 전 대외 신임도도 높아졌고. 이를 보면 구체적으로 검토하진 않았다. 대외 경제 시장의 전개 방향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요청할 계획이 있다.

 

-한은 총재는 재정의 추가 역할 여지가 있다고 보나

 

=올해 정부의 재정 운영 방향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총지출증가율을 총수입증가율보다 낮게 설정했다. 이는 앞으로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지출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각국에 재정 건전성을 평가해서 발표하는데 최근에 검토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대단히 양호하다. 재정건전성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재정 정책 바뀔 수 있지만, OECD 평가만 놓고 보면 재정 부분에서 대응 노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머징 국가들과 얼마나 협조를 긴밀히 하고 있나

 

=이머징 마켓에 중앙은행 모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주에 BIS총회도 다녀왔지만 별도로 이머징 마켓들과도 모여 각국 경제에 현황, 어려움, 정책운용 사례 등을 교환하고 전체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대응해서 이머징 마켓에 공통된 의견을 정리하는 등 활발히 하고 있다.

 

-성장률과 물가전망치가 낮아졌는데 기준금리가 왜 변하지 않는가. 금융 안정에 방점이 찍힌건가

 

=금리정책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전망을 낮췄으니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의견에는 전혀 동의를 하지 않는다. 지난 10월에 금리전망 했지만 전망은 경제 여건이 바뀌면 전망치가 바뀌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거기에 따라 반드시 금리정책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금리정책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이 금융 안정에 방점을 찍었냐고 하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금리 결정 때 거시경제, 리스크를 다 같이 보고 종합적인 영향을 고려해 판단을 한다. 어디에 방점을 찍고 있다기보다는, 두 가지 측면을 다 같이 고려해서 전체적인 영향을 파악한 후에 금리정책 운영한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역전현상에 대해 묻고 싶다. 최근에는 장기구간 뿐만 아니라 단기구간에서도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는데 자본유출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는가

 

=장기 쪽에서는 역전되고 단기 쪽에서는 금리차가 좁혀졌다. 외국인의 채권자금은 주로 만기 5년 이내 채권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금리차가 상당부분 플러스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 여하에 따라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시장상황에 따라 시장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그런 경우에 감안을 해서 예의주시 하겠다.

 

-위안화와 원화가 동반 절하되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동조화되는 것은 한중관계 긴밀도를 감안하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동반해서 움직이면 수출 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자본유출 압력이다. 동반해서 움직이는 것. 동반하락에 대한 영향은 양면적이라 어느 한쪽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12월에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지난 6월부터다. 11월에는 주춤하다가 12월에 다시 시작됐다. 그 원인은 중국 증시의 불황,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 유가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중국 등 신흥시장의 금융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유가 움직임에 달려있다. 그에 따라 우리 수출입 변동성은 클 것으로 본다.

 

-낮은 물가 전망치는 공급적 요인인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낮게 전망한다. 상반기가 낮고, 하반기는 조금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1.4%로 낮은 상승률을 전망하는 이유는 공급적 요인이 크다.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한지는 때에 따라 판단하겠다.

 

-비트코인처럼 가상화폐 출현을 어떻게 보나

 

=비트코인 출현, 인터넷 전문은행 등 핀테크 혁명 진전에 따라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 지급결제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 기회에 전반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연구소는 2%대를 추정했고 정부는 3.1% KDI3%를 전망했는데, 한국은행은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갔다. 너무 장밋빛 전망 아닌가

 

=정부 방향과 전혀 관련 없다. 대외 여건이 안 좋다 보니 많은 기관들이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놨다. 그렇다 보니 3%가 낙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올해 세계 경제, 세계 교역이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본다. IMF 등 세계 기관들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보다 높게 전망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 우리의 수출 여건이 개선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유가 하락이라고 하는 것이 예기치 않는 부정적 효과도 가져 오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실질 구매력 상승, 그에 따른 소비력 증진 등을 이번 전망에 감안했다. 지난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 성장률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