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비슷한 2008년 比 100원 이상 비싸…원인은 세금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북구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기름을 넣고 있다. / 사진=뉴스1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말보다 기름값은 100원 이상 비싸다. 지속적인 유류세 인상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오전11시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435.8원으로 전날보다 1.4원 내렸다. 지난주 평균 판매가격(1448.1원)보다 12.3원 떨어진 수치다. 전년 12월 둘째주 판매가격(1685.7원)에 비해선 무려 249.9원 떨어졌다.

오피넷에 가격을 등록한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를 13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4431곳으로 집계됐다. 전국 등록 주유소 전체의 37% 가량이다. 1400원대 주유소는 6596곳으로 조사됐다.

전국 휘발유 최저가는 1265원으로 지난 주말(1295원)보다 30원 떨어졌다. 최저가 주유소는 충북 음성에 위치한 상평주유소다. 반면 최고가는 2098원으로 여전히 2000원대를 상회했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9월 1200원대에 진입한 이후 평균 1214.2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기름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국제 유가가 2008년 12월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각) 거래된 두바이유 배럴당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9센트(0.25%) 내린 35.33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33달러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서부텍사스 중질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비슷했던 당시와 비교해보면 국내 기름값은 덜 내렸다. 2008년 12월 리터당 휘발유값(1328.5원)과 100원 이상 차이를 보인다.

이유는 유류세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는 2009년 이후 계속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올렸다. 정부는 2009년 1월1일 교통세를 리터당 462원에서 514원으로 52원 올렸다. 2009년 5월 교통세가 한 차례 더 인상돼 529원이 됐다. 이로인해 2008년 12월보다 90원가량 세금이 더 붙었다. 현재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900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61%)와 정유사 가격(30%), 유통비용과 마진(9%)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세금 비중이 61%에 달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인하폭은 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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