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불구 대손율 감안 20% 대출 집중

 

중금리 대출 시장의 경쟁이 높아지더라도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10%대 대출상품을 내놓기 어렵다고 했다. 당분간 20%대 고금리 대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부 시중은행, 지방은행, P2P대출중개 업체들이 진입하면서 중금리·중신용자 대출 경쟁이 시작됐다. 시중은행과 P2P대출 중개업체들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이미 10%대 중금리 대출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내년부터 10%대 중금리 대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의 중신용자 대출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의 사업 영역과 일부 겹친다.

그러나 고금리 대출에 맛을 들인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10% 대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고 대출금리가 27.9%로 정해지더라도 20% 초중반 금리 대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지난 2일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현행 연 34.9%에서 27.9%로 내리는 데 합의했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인터넷은행, 시중은행, P2P업체의 대출상품 금리는 10% 전후반이지만 저축은행 상품은 20%대다. 시장이 다르다"며 "27.9%로 대출금리 한도가 정해지면 저축은행의 대출 상품 금리는 20% 초.중반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20~25% 중반 금리 상품 부분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중금리 상품, P2P대출업체들이 중신용자 대출에 나서면 저축은행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은 15%에 달하는 대손율을 감안할 때 6~8등급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10%대 금리 상품을 내놓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고 금리가 여야 합의대로 27.9%로 내려오면 저축은행들은 25%대 금리에 맞는 고객들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 중금리 상품, 인터넷은행들과 경쟁이 심해져도 6~8등급을 대상으로 한 10%대 금리 상품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저신용자 손실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입장도 마찬가지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중금리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해서 카드사가 기존 신용등급 고객에게 10%대 상품을 내놓으며 장사 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도 "조달금리와 채무불이행 위험 등을 감안하면 카드사들이 획기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며 "향후 대출시장을 지켜보면서 금리를 낮출 수 있는지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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