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투자와 빚더미에 골병

중국 경제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내수는 위축되고 수출은 줄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고 위안화 환율이 치솟자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원자재 수입을 줄이니 원자재 값이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 불안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신흥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혹시나 중국 경제가 하반기 경착륙한다면 전 세계 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사비즈는 중국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와 그 파장을 세목별로 정리해 분석한다. [편집자주]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주요 경제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5~6%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 7%를 크게 밑돈다. 일부 전문가는 2~3%로 전망하기도 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제성장률이 2~3%까지 떨어지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성장했다. 올해 3분기 전망치는 6.94%다. 1989~2015년 연평균 성장률 9.04%와 비교하면 폭락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은 지난 5일 터키 앙카라에서 개최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대로 7%일 것"이라며 “앞으로 4~5년간 7%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기별 경제성장률 변동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안정적 거시 경제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외신과 조사 기관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6%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 연구기관 아메리카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4.5%와 5~6%로 예측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고객 조사에 기초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 이하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중 7%만 중국 경제성장률이 7%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체의 34%는 6%, 37%는 5%, 23%는 4% 미만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 중 85%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더 나빠진다고 전망했다.

지난 8월 중국 제조업 PMI(생산자관리지수)는 지난 3년동안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도 제조업 못지 않게 하락했다.

중국 경제가 더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붕괴가 다가온다(The Coming Collapse of China)의 저자 고든 장 경제 논평가는 CNN머니를 통해 “중국 연간 GDP 성장률은 1~2%에 가깝다고 본다"며 “중국 내 철강, 철도화물, 전력 소비가 크게 떨어졌다. 제조업 지수도 지난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 불안 여파로 하반기 미국 기업 실적은 악화될 것”이라며 “더 큰 공포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개인, 기업, 부동산 개발업자, 지방 정부의 부채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부채 문제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해결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는 부채에 의존해 성장했다. 소비보다 투자를 늘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했다. 투자에만 의존하다보니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 투자하다 보니부채 비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내수 소비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지 않는 한 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GDP 성장률에 대한 투자 기여도는 45%정도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즈 수석경제논설위원은 “GDP 성장률 대비 투자 비중은 35%일 때 가장 이상적”이라며 “중국 경제 성장은 투자에 너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IMF(국제통화기구)는 “중국이 현 경제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당국 경제 성장률은 5%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 성장률 감소는) 신용에 기반한 투자 비율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적 부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 경제 불안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언급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데릭 시져스 아메리카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지금은 2009년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 경제부흥책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나빠질수록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오나 그 돈이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도 중국”이라고 말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가 좋아진다는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률 5~6%는 낙담해야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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