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91일물 CD금리 추종 ETN 출시···메리츠·NH·한투證 출시 이후 1년만
메리츠證 CD금리 ETN 1조 육박···삼성·신한證, 원유·천연가스 ETN 의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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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KB증권과 하나증권이 이른바 ‘파킹통장 ETN’이라고 불리는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추종 ETN(상장지수증권) 상품을 출시한다. 지난해 4월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가 각각 CD금리 추종 ETN 상품을 출시한 지 1년 만이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의 이번 CD금리 추종 ETN 출시는 국내 ETN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앞서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CD금리 추종 ETN 상품은 모두 지난 1년 동안 돌풍을 일으켰고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원유 및 천연가스 관련 ETN으로 구축했던 양강구도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KB·하나증권, CD금리 추종 ETN 출시 배경은?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과 하나증권은 20일 각각 ‘KB KIS CD금리투자 ETN’과 ‘하나 CD금리투자 ETN’을 상장한다.

두 ETN 모두 91일물 CD금리를 추종하는 ETN으로 매일 CD 수익률이 기초지수 성과에 반영된다.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 ETF’처럼 사실상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한 ‘파킹통장’ 역할을 하는 ETN이다.

다만 두 ETN 간 차이가 있다면 ‘KB KIS CD금리투자 ETN은 기초지수가 KIS CD금리투자 총수익지수이고 발행원본액이 2000억원이다. 하나 CD금리투자 ETN은 한국자산평가(KAP)에서 산출한 KAP CD금리 지수를 추종하며 발행원본액이 100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이번 KB증권과 하나증권의 CD금리 추종 ETN 상품 출시는 향후 ETN 시장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KB증권과 하나증권에 앞서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CD금리 추종 ETN을 국내 최초로 상장했다. ETF 시장에서 1위를 다투고 있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나 KODEX CD금리액티브 ETF처럼 국내 ETN 시장에서도 단기자금 운용에 알맞은 파킹통장 ETN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CD금리 ETN 상품은 출시 후 폭발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메리츠 KIS CD금리투자 ETN‘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국내 ETN 가운데 규모 기준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전날 기준 지표가치총액은 9379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NH투자증권의 ’QV KIS CD금리투자 ETN‘과 한국투자증권의 ’한투 KIS CD금리투자 ETN‘ 역시 각각 지표가치총액이 5182억원, 3109억원으로 국내 ETN 시장 규모 기준 5위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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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강’ 삼성·신한투자증권, 원유·천연가스 ETN 의존 '부메랑'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과 하나증권까지 CD금리 추종 ETN 경쟁에 뛰어들면서 나머지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ETN 시장에서 CD금리 추종 ETN 상품을 출시한 증권사와 출시하지 않은 증권사의 입지는 크게 바뀌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경우 ETN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6월 9%에서 전날 기준 14.9%로 급등하면서 단숨에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이전까지 국내 ETN 시장에서 1위 경쟁을 펼치던 ’양강‘이었지만 CD금리 추종 ETN 상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급락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ETN 상품 가운데 규모가 큰 ETN은 대부분 원유와 천연가스 관련 종목들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CD금리 추종 ETN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신한 KOFR금리 ETN‘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기준 지표가치총액이 1015억원으로 사실상 상장 당시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반년 동안 자금 유입이 미미했던 셈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CD금리 추종 ETN 상품을 출시할 경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 ETF 수요층과 겹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KODEX CD금리액티브 ETF 수요층 상당수는 기관이다. 삼성증권이 CD금리 추종 ETN 상품을 출시한다면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ETF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1위 경쟁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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