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일 3일 간···당선 시 스탈린 넘어 '30년 집권'
푸틴 집권 5기 기정사실화···관건은 투표율과 득표율
압도적인 투표 참여·지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정책 정당성 부여
대선 첫날 화염병 투척·잉크 테러 발생···선관위 "결과에 영향 없을 것"

러시아 대선 첫날인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를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대선 첫날인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를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15일(현지시간) 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푸틴 현 대통령의 재집권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실제 투표율과 득표율이 얼마나 될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5일 오전 8시 가장 동쪽에 있는 추코트카 자치구·캄차카주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시간대가 11개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각 지역 시간대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이번 대선은 러시아가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지역 4곳에서도 처음으로 실시된다. 후보는 총 4명이고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의 지지도는 미미하다.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VCIOM)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82%로 집계됐다.

푸틴 대통령의 5선 당선이 확실한 가운데 확정된다면 임기는 2030년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연임까지 하게 되면 최장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2036년까지 임기를 수행한다면 29년간 소련을 통치한 이오시프 스탈린의 재임 기록을 깨고 러시아 제국 이후 가장 오래 집권한 지도자로 등극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2000·2004·2012·2018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2008∼2012년에는 총리로 물러나 있었지만 실권을 유지했다.

관건은 투표율과 득표율이다. 압도적인 투표 참여와 지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푸틴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추진 동력을 마련해 줄 수 있다. 

특히 투표율은 푸틴 정권에 대한 지지도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어 러시아 정부는 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미 푸틴의 승리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주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큼 높은 충성심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득표율도 관전 포인트다. 푸틴 대통령이 80% 이상의 지지를 받을 경우 역대 최고치인 2018년 76.69%를 뛰어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 국민들만의 조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며 "투표에 참여해 애국심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 대선은 반전을 주장하는 후보 및 야권 인사의 출마가 금지되고 크렘린궁이 언론과 보안 서비스 및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를 엄격히 통제해 민주주의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선거 첫날부터 투표소 곳곳에서 화염병 투척과 잉크 테러 등의 각종 사건들이 발생하자 보안 강화를 촉구했다. 시민들에게는 만약 이 같은 행동이 적발되면 징역 최대 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이 불라예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투표함을 훼손해도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각 오후 8시 30분 기준 전국 투표율은 33.4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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