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금리 7% 이상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 평균 13.8%
금리 6% 미만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74.7%···1년 새 28%p 급증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은행권 연체율 악화
건전성 관리 위해 중금리 대출 취급 축소

5대 은행 금리 7% 이상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비중/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5대 은행 금리 7% 이상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비중/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중금리 대출 취급이 줄어들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영업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치중되는 모습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올해 1월 신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7% 이상인 중금리 대출 비중은 평균 13.8%로 전년 동기 26.6%에서 12.8%포인트 급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 기준을 최저 연 6.5%로 제시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10.2%로 5대 은행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이 가장 낮았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11.1%, 신한은행 12.3%, NH농협은행 14.8% 순이었으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KB국민은행은 20.6%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20%를 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 2022년 1월 당시 비중(34.4%)과 비교하면 14%포인트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 취급이 줄어든 반면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은 증가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이 취급한 금리 6% 미만의 신용대출 비중은 평균 74.7%로 지난해 같은 달(46.3%) 대비 28.4%포인트 급증했다. 이 중 하나은행은 6% 미만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 비중이 82.9%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새 5대 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은행권의 연체율이 지난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연체 위험이 비교적 높은 중금리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연체율은 평균 0.29%로 2022년 말(0.21%)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0.16%에서 0.22%로, 신한은행은 0.21%에서 0.26%로, 하나은행은 0.2%에서 0.26%로, 우리은행은 0.22%에서 0.26%로 올랐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0.27%에서 0.43%로 0.16%포인트 상승하며 연체율이 가장 크게 악화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주요 은행들의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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