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롤스로이스·벤틀리, 전용시설 구축
럭셔리카 시장 최근 수년간 두자리수 급성장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딜러사 중 한 곳인 더클래스효성이 해당 시설의 운영을 맡았다. / 사진=최동훈 기자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딜러사 중 한 곳인 더클래스효성이 해당 시설의 운영을 맡았다.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해외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급성장중인 한국 럭셔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바흐,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럭셔리카 브랜드들은 브랜드 전용 시설을 구축해 차별화한 고객 서비스 제공에 공들이는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오는 4분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고급 브랜드 마이바흐의 고객 전용 시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기아의 브랜드 전용 시설 ‘기아360’ 옆에 지어질 마이바흐 센터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 적용되는 콘셉트의 공간이다. 5층, 2500㎡ 규모를 갖춘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는 마이바흐 차량을 전시하는 공간과 고객 라운지, 브랜드 체험 콘텐츠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벤츠는 글로벌 4대 시장인 동시에 마이바흐 차량 판매 실적 2위 국가인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시설 설립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구축 중인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롤스로이스 아태지역본부가 연내 프라이빗 오피스를 오픈, 직접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독자 제공
지난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구축 중인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롤스로이스 아태지역본부가 연내 프라이빗 오피스를 오픈, 직접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독자 제공

롤스로이스는 세계 세 번째, 국내 최초로 고객 맞춤형(비스포크) 차량 설계 공간 ‘프라이빗 오피스(Private Office)’를 서울에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프라이빗 오피스는 다과 등 부가 서비스를 일절 배제하고 고객이 취향에 따라 차량을 A부터 Z까지 설계할 수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최고 수백억원 상당의 초고가 차량을 구상하고 추후 실물로 인도받을 수 있다. 디자이너, 고객경험 전문가 등이 공간에 상주하며 예약 방문한 고객을 위한 차량 설계 과정에 임한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2003년 한국 진출 후 처음 프라이빗 오피스를 통해 딜러사 협업 없이 직접 시설 투자·운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벤틀리모터스서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운영 중인 플래그십 쇼룸 벤틀리 큐브. / 사진=벤틀리모터스코리아
벤틀리모터스서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운영 중인 플래그십 쇼룸 벤틀리 큐브. / 사진=벤틀리모터스코리아

벤틀리도 벤틀리 타워, 벤틀리 큐브 등 브랜드 전용 시설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설립·운영하며 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해왔다. 이 중 2022년 설립된 벤틀리 타워는 서울 동대문구 천호동에 위치한 차량 전시·정비 시설이다. 신차 출고, A/S, 인증중고차 프로그램 등 고객 서비스를 원스톱 제공한다.

이어 지난해 3월 설립된 벤틀리 큐브는 브랜드 최초로 ‘컨템포러리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적용한 주력 전시장(플래그십 쇼룸)이다. 6개층 규모의 벤틀리 큐브는 브랜드 차량에 적용해온 고유 디자인 요소를 재해석한 인테리어를 갖춰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다. 차량 전시, 구매상담, 고객간 커뮤니티 지원 등 기능별 공간으로 구성됐다.

국내 초고가 수입차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내 초고가 수입차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내 럭셔리카 시장, 매년 두자리수 성장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세계에서 손에 꼽힐만큼 극소수로 운영되는 고객 전용 시설을 한국에 앞다퉈 유치하는 것은 최근 국내 럭셔리카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준다는 관측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판매가 1억5000만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3만3999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창궐 직전인 2019년(8009대) 이후 매년 두자리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팬데믹 기간 해외여행이 차단된 후 가처분 소득의 소비를 유예한 고소득층이 보상심리로 초고가 차량 구매에 적극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있지만 시장이 활황을 이어감에 따라 각 브랜드의 투자 결단이 이뤄지는 중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한국에 신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시장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고 잠재고객까지 유인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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