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화물기 도입·인력운영 효율화 등 추진
매각입찰 참여사들 재무 취약···매각방안 고심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현재 운행 중인 화물기별 운행기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현재 운행 중인 화물기별 운행기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병 관건인 화물사업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당 사업조직의 몸값을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기재, 인력 등 일부 자산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화물기 B747-400F를 신규 대여할 예정인데, 제작된 지 비교적 오래된 것을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신 화물기 도입을 계획했다가 이를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이 구형 화물기를 들여오면 리스·운행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주요 화물 운송 지역인 미국의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LA) 두 지역 공항의 화물 운송팀 인턴을 1명씩 국내에서 모집하고 있다. 시카고 국제공항 소재 사무소를 비롯한 아시아나 미주 본부가 임직원 240명의 작지 않은 규모를 갖춘 점을 고려할 때, 인턴 채용은 인건비 절감을 노린 행보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밖에 팬데믹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신규채용을 멈춘 가운데 이직, 퇴직 등에 의한 인력 자연 감축을 이어가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이 추진되기 전후로 고용 불안 등을 느낀 직원들이 앞다퉈 이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주로 처우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물류전문회사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직원 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8088명으로, EC의 경쟁제한 우려 입장이 알려지기 직전인 전년동기 8422명에 비해 334명(4.0%)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화물기 도입 계획에 관해서는 (계약 관계 상)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위한 사전적 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로 개조해 운행 중인 A350 여객기.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로 개조해 운행 중인 A350 여객기. / 사진=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가 2조원 추산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부 규모를 축소하는 배경에는 분리매각을 성사해야 하는 부담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인 유럽위원회(EC)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등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EC는 물동량 기준 세계 20위(2022년 기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5위 대한항공과 결합하면,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 내 경쟁 제한이 발생할 만큼 사업 규모가 비대해질 것을 우려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EC가 결합을 승인함에 따라 매각절차를 추진 중인데,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결합은 무산된다. 두 대형항공사가 사업부 매각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이유다.

양사는 현재 진행중인 사업부 매각 입찰에 참여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기업 UBS가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항공사 4곳 모두 코로나19 시국을 거치며 자본력이 약해진데다, 지난해 들어서야 흑자전환하는 등 재무상태를 개선하고 있어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가는 5000억~7000억원, 부채 1조원 등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CC 4곳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업집단이나 사모펀드인 대주주에 의지하거나 투자조합(컨소시엄)을 꾸려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들 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거나 재입찰할 수 있다. 오는 11월을 기한으로 사업부 매각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입찰 절차를 여유있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사업부 매각을 제때 완료하기 위해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하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기간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하던 항공기를 여객기로 복원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기간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하던 항공기를 여객기로 복원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원유석 사장 “화물사업부 인력 고용·처우안정에 노력”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 이후 고용 불안정 등 직원 우려사항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관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임직원들에게 화물사업부 매각 이후 인력 조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원유석 대표이사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이적) 인원은 화물사업 매수자 선정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고용 안정 및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상 과정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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