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높은 자격조건에 원전 기술 초격차 입증, 4월 최종계약자 선정 유력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 이미지=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 이미지=현대건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전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15년 만에 해외시장 진출을 재개했다. 현대건설은 현지 심사 과정에 높은 자격조건을 단독으로 통과하며 원전기술 분야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건설은 2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급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4월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 협상을 완료하면 최종 계약자로 선정된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공사의 총사업비는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 규모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이며 현재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으며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되고 있다. 불가리아는 AP1000 노형을 적용한 7·8호기를 신규로 건설해 2035년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벡텔(Bechtel), 플루어(Fluor) 등 유수의 기업이 참여한 이번 입찰에서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시공사로서 단독으로 의회승인을 받았다. 풍부한 시공 경험, 뛰어난 기술력, 탄탄한 재무 건전성 등 현대건설 자체 역량에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 결정과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이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에 주효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한 기록을 이어가며 선도 업체로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원전 협력이 SMR 등 차세대 원전사업까지 확대되며 현대건설 역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 착수하는 등 대형원전 외에도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며 K-원전의 위상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팀코리아 참여는 물론 다각적 루트를 통해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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