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이후 아홉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2% 후반대 물가상승률 및 가계부채 증가세 고려해 현 수준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부터 시작된 금리 동결 기조가 아홉 차례 연속 지속되는 모습이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 수준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어 금리를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에 인상 행진이 멈춘 바 있다. 이후 4월과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에 이어 이번 2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아홉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응답자 100%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금투협은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돼 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만장일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9연속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다. 2022년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도 한은의 금리 인하 검토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 동기보다 18조8000억원 증가한 188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2년 말 가계신용이 전년 동기 대비 4조6000억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도 4배 이상 확대됐다.

한편,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11월과 같은 2.1%로 유지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작년 11월과 같았으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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