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실현 매물 늘어나··뉴스에 사고 판다?
"투자금 대거 유입"···"현물 ETF 효과 미미할수도"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8~13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차익을 노린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아직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돼 향후 더 많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추가 하락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1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비트코인은 4만2812달러(약 5630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2.77%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소식으로 지난 12일 한 때 4만9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 하지만 이후 크게 하락하면서 4만3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현지시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허가했다.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에 투자할 기회가 열렸다. 그간 비트코인은 회계규정이나 각종 규제 등을 이유로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쉽게 매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된 현물 ETF를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ETF 거래 첫날부터 수요가 크게 몰렸다. 11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GBTC)를 비롯해 총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동시 상장돼 거래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ETF의 총거래규모가 46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크게 늘어나면서 12일 오후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ETF 승인 이후 시세 하락에 대한 우려는 존재했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에 투자자들은 '뉴스에 파는' 식의 매도를 결정할 수 있다"며 "기존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향후 투자금은 ETF에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총 1000억 달러(약 132조1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가능해보인다”라며 “지금의 높은 관심이 이어진다는 가정하에서는 낙관적으로 첫 6개월에 200억 달러(약 26조4000억원) 유입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2억6210만원)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역시 "비트코인을 몇 년 전에 사서 다행"이라며 "현물 ETF 승인에 따라 비트코인은 곧 15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이번 현물 ETF 승인으로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한다. 전통적인 금융투자상품을 대체할 만한 부의 저장 수단으로 널리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의 쓰임새는 투자 자산, 즉 '부'를 보관하는 수단"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러한 사용 사례의 저변을 전통 금융권까지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다고 하더라도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기존에 다른 국가들에서 출시됐던 비트코인 ETF 상품들이 기존 상품들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지 못했던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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