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중심 해외수출 성과
영업이익률 12%대 전망···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삼양식품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오너 3세 전병우 상무를 중심으로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점쳐진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1792억원, 영업이익 148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첫 매출 1조원 돌파를 확실시되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과 전병우 상무 중심 삼양식품 지분구조,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김정수 부회장과 전병우 상무 중심 삼양식품 지분구조,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삼양식품은 연간 매출 1조원과 함께 영업이익률 12%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식품 기업들은 5%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면 좋은 실적을 낸 축에 속한다. 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은 5%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11월 삼양식품 라면 수출액에 주목하고 있다. 삼양식품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65%나 성장, 월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인 8.3%를 기록했다. 최근 전반적으로 K-라면의 해외서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 중 66%에 달하는 3478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의 인기는 외신에서도 증명됐다. 김정수 부회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와 인터뷰에서 “미국서 인스턴트 라면 가운데서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면서 “처음 시제품을 시식했을 때 거의 먹지 못했지만 오래 먹다 보니 갈수록 맛있고 익숙해졌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부터 판매까지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주목할 점은 전병우 상무의 글로벌 행보다. 전 상무는 최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했다. 전 상무는 이번 CES 2024에서 웰니스와 푸드테크, 디지털헬스, 피트니스테크와 관련된 부스를 탐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 상무는 지난해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에서도 ‘문화예술에 기반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푸드케어’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 상무는 인공지능과 로봇, 3D프린트 기술 등을 그룹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 /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 /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특히 전 상무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단소 저감 신사업 등을 새 방향으로 제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푸드테크 둘러보고자 CES에 혼자 참석하신 것으로 안다”면서 “비전 선포식 때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부분을 확인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비전 선포식 당시 김 부회장은 “불닭 챌린지에 전 세계 사람들이 동참하며 평범한 기호식품을 특별한 문화로 만들어내는 음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면서 “음식을 통해 한국 문화를 담은 콘텐츠 플랫폼까지도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상무는 “음식이 일상에 놀이문화처럼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면서 더 큰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대체육이 아닌 독자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과 더불어 제품개발에 예술적인 창의성도 필요하다”면서 “라운드스퀘어처럼 과학·기술, 문화·예술이 융합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전 상무의 승진이다. 삼양식품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임원 체계 간소화 차원에서 이사 직급을 폐지했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상무로 승진한 가운데 일각에선 전 상무의 고속 승진을 위한 작업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 상무는 2019년 6월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하고, 이듬해 경영관리부문장 이사로 임원 승진, 입사 4년 만인 올해 상무로 고속 승진했다.

전 상무 중심의 지배구조도 개편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34.92%를 보유한 삼양라운드스퀘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5월 전 상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아이스엑스를 흡수합병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지분이 높아지면 삼양식품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돼있다.

이로써 유통업계에서는 전 상무의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지만, 라면에만 포트폴리오가 쏠려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전 상무가 어떤 전략으로 새판짜기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상무가 지주사에선 전략 총괄, 삼양식품에서는 신사업 본부장으로 있어 장기적으로는 비전 선포식에서 말씀하셨듯 회사 경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신 듯 하다”면서 “올해는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강화하고, 작년 상반기 설립한 인도네시아 법인을 본격 영업해 수출이 더 원활하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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