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지수 5개월 연속 하락···국내 식품 물가는 고공행진 계속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먹거리 물가가 6%대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의 2배에 달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전세계 식량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식품 물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2월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전월대비 1.5% 내린 118.5포인트(P)를 기록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집계해 매달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설정해 비교 반영한 수치다.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124.1에서 5개월 연속 떨어졌다.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전반적인 식량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며, 2021년 3월(119.2P)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지수는 124.0P로 2021년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지난해 12월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품목은 설탕이다.

지난달 설탕 가격지수는 134.6으로 전월대비 16.6% 하락했다. 브라질에서 설탕 생산이 빠르게 늘어난 데다, 에탄올 판매 수익 저조로 설탕 수출이 확대되며 가격이 떨어졌다. 또한 인도 정부가 에탄올 생산용으로 사탕수수 사용을 제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지류와 육류 가격은 각각 122.4, 110.4로 전월대비 1.4%, 1.0% 내려갔다.

반면 유제품 가격지수는 116.1로 전월대비 1.6% 올랐다. 서유럽에서 겨울 휴가철 버터와 치즈 수요가 늘었고, 중동에서도 치즈 수입이 증가하며 가격이 상승했다.

곡물 가격은 122.8로 전월대비 1.5% 상승했다.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와 물류여건 악화, 군사적 긴장 고조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에 비해 국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먹거리 물가는 전년대비 6%대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3.6%)의 약 2배를 기록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6.0%로 조사됐다. 외식 물가는 2013년부터 11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으며 2022년엔 7.7%, 지난해엔 6.0%로 2년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4년(6.8%) 이후 30년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2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6.8%로 2022년(7.8%)에 이어 고물가를 유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8.3%) 이후 약 14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