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PF 위기에 ‘내실 경영’ 강조
사업구조 개편 위해 신사업 발굴·성과 주문
단순 시공 한계···해외사업 확대 움직임도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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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의 경영 화두는 ‘내질 경영’과 ‘해외·신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건설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확산하자 내실 다지기와 새로운 먹거리 동력 확보에 나서 모양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내실화를 통한 경영안정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현장 중심의 조직구조 재편을 단행하고 기초와 내실을 강화, 재도약의 기반을 공고히 해 중장기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앞으로 생각하는 프레임도, 일하는 방식도 바꿀 것이다”며 지속 성장을 위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이 내실을 강조한 건 지난해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GS건설은 붕괴사고 여파로 브랜드 가치 하락과 재무부담 증가, 영업정지 처분 추진, 신용도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표를 전격적으로 교체하면서 올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포스코이앤씨도 내실 경영과 신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올해는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 우려가 높은 한 해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기에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며 “EPC(설계·조달·시공) 본원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친환경·디지털로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2차전지·저탄소 철강·수소 등 그룹의 신사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롯데건설 역시 내실 경영을 우선과제로 내세웠다. 롯데건설은 현재 과도한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주택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으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이번에 신설한 미래사업준비팀이 그룹과 연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등 우량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 인공지능(AI) 신기술 개발 등으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확대에 방점을 뒀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국내 시장이 다소 정체되지만 해외 시장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이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 쪽으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력 여하에 따라 중동, 동남아뿐 아니라 유럽, 미국, 인도도 주력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며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해외 시장에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지난해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 10여 개 국가를 방문해 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린수소와 배터리 등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장동현·박경일 SK에코플랜트 각자대표는 신년사에서 “핵심 미래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환경 업스트림 사업,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재원 투입의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다”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사업에서 파트너십 기반의 글로벌 자산을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 추가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에 참여해 그린수소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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