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 올해 역대 최다 여객 예상
항공사들, 신규 기재 도입하고 인력 충원

국내, 세계 항공여객 추이 전망. /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IATA
국내 및 세계 항공여객 추이 전망. /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IATA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올해 항공 시장이 코로나19 창궐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항공사들이 급증하는 운송 수요에 대응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는 내년 3~10월 기간에 해당되는 항공 하계 일정의 운수권(슬롯)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슬롯조정회의에 참석해 슬롯 27만7000회 이상 배정하기로 국내외 항공사 95곳과 협의했다. 항공기들이 인천공항을 하루 평균 1284회 오가는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 23만3684회를 뛰어넘는다.

인천공항은 항공 수요의 완연한 회복 기조를 전망해 운수권을 과감하게 배분했다. 올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국제여객이 6750만~7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창궐 이전 해인 2019년의 96~101%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올해 항공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한 중국 단체관광 재개, 슬롯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25년에는 2019년도 여객 수요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 내다본 올해 항공 시장 전망도 밝다. IATA는 올해 글로벌 여객 운송 실적을 2019년 45억명보다 많은 47억명으로 예측했다. 유행병 사태(팬데믹)가 한창 이어지던 2020년 8월 “2024년까지 항공산업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던 것에서 관점이 바뀌었다. 같은 기간 국제 화물 운송량도 5800만톤에서 5.2% 증가한 6100만톤으로 예측됐다.

윌리 월시(Wille Walsh) IATA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하고 이는 항공사가 전염병 이전 수준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됐다”며 “올해부터 여객, 화물 분야 모두 (코로나19 시기에 비해) 더욱 정상적인 성장 패턴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보잉 787-9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직원들이 보잉 787-9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대형항공사·LCC 올해 사세 확장 지속

국적 항공사들은 늘어날 항공 운송 수요에 대비해 인력, 항공기를 적극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각국의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 선언 이후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한 후, 항공사별 기존 확충 일정에 인력·기재 도입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 입사할 150여명 규모의 신입 객실승무원에 대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같은 기간 객실승무원 뿐 아니라 화물, 일반직, 기술직 등 대부분 분야에 걸쳐 신입·경력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팬데믹, 합병 이슈가 맞물려 수년째 채용문을 닫았던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시장 정상화 전망을 고려해 채용을 검토하는 중이다.

LCC들도 여객 수요 회복세에 대응해 사세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부터 일반직, 객실승무직, 정비직 등 세 분야에 걸쳐 세 자리수 규모의 인재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승무원이 여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승무원이 여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올해 대형기인 A33-300(2대)을 비롯해 중대형기인 보잉 737-8, 737-800NG까지 총 7대를 신규 투입하고 이에 상응하는 인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그간 싱가포르, 호주 등 취항지를 오가며 축적한 중장거리 노선 경험을 토대로 장거리 노선을 확대 취항한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올해 안전운항을 최우선으로 인력 채용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효율적인 기재 운용과 노선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외 이스타항공이 최근 충북 청주, 제주 등 지방 공항의 동남아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가운데 일부 직종의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중장거리 노선을 중점적으로 운영 중인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5월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매일 운항 일정으로 증편한다. 이에 앞서 일반직 직원을 100명 가량 채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근로자의 날 연휴를 앞둔 지난 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카운터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카운터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경기 둔화 우려···“사치재인 항공서비스 수요에 부정적 변수”

올해 항공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세계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점은 항공 시장의 부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잠재적인 항공 여객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 사치재인 항공 서비스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항공 여객은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가 성장세와 맞물려 산업이 정상적이었던 시기인 2019년보다 상회할 수 있지만 경기 불황이 문제”라며 “LCC가 단거리 지역 위주로 취항하고 대형항공사는 (펜데믹 이전의 실적을) 유지 또는 약간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객에 비해 화물은 운송 수요 대비 많은 서비스 공급량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IATA는 올해 화물 운송량이 전년 대비 늘어나는 반면 수익은 2021년 대비 20.9%나 감소한 111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여객이 항공사 실적의 8~9할을 차지하는 ‘통상적인’ 수익 구조로 복귀한다는 예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장에 나란히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연내 결론날 듯

한편 올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슈가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내달 중순 유럽연합(EU)이 3년을 끌어온 양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EU 승인이 나는 대로 남은 절차인 미국, 일본 결합 심사를 마쳐 연내 승인 절차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대형 항공사 결합이 이뤄지면 당초 계획대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 과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한국 항공 산업의 사업효율 제고, 경쟁력 강화를 취지로 세 LCC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에어부산의 주요 주주인 부산광역시와 지역 상공인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 관점에서 에어부산의 존속,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통합을 차질 없이 추진하되 인력 구조조정 등 갈등 사안에 세밀히 접근하고 이를 해소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밝힌 신년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다”며 “2024년을 대한항공의 존재 의미를 여실히 입증하고 우리의 소명을 밝히는 뜻깊은 시간으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