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하남 위례신도시 주민들 서울 편입 요구
서울버스, 하남·성남지역 패싱, 지하철도 소외 
교육·주민시설도 불이익···“단일생활권 조정해야”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메가시티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대표적 행정구역 불일치 지역인 위례신도시도 서울 편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성남, 하남지역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대중교통과 교육, 주민 공동시설 이용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부분을 해소해야 한단 지적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향해 서울로의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27일 위례신도시 행정통합추진위원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서울 송파구, 성남시, 하남시로 나뉜 위례신도시 행정구역을 통합하기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 송파구 위례동, 성남시 수정구 위례동, 하남시 위례동 3개 자치단체로 분리돼 운영 중인 위례 신도시를 2005년 참여정부 시절 송파 신도시로 처음 발표됐던 것처럼 단일 행정구역으로 통합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례신도시 행정통합추진위원회의 기자회견 모습. / 사진=최성근 기자

이호걸 위례신도시 서울 편입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계획 수립 시 행정구역 통합을 진행했으나 세수 이기주의를 앞세운 기초 지자체 이해관계로 행정통합에 실패해 결국 2개 광역지자체에 걸친 3개 자치단체에 속한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기형적 신도시로 개발됐다”며 “개발 당시 동일한 생활권인 위례신도시에서 행정구역 분리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과 불편함이 예상되는 국가기관 연구 보고서가 있음에도 정부, 지자체장, 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 불편 해소엔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버스, 지하철, 교육, 주민 공동시설 이용 등 위례 신도시 행정구역이 통합되지 않은 채 분리 개발돼 겪는 불편사항에 대해 호소했다. 

위례신도시 내 하남과 성남은 청량산과 영장산에 의해 원도심과 단절돼 생활권이 다른 원도심 버스만 연계돼 운행된다. 송파구 위례동과는 6m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나 서울버스는 서울 구역만 운행한다. 

이 대표는 “송파, 장지 마천차고지 등 위례 신도시 인근 1km 이내에 버스 차고지 3곳이 있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성남과 하남은 제외하고 운영 중”이라며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약 9만명의 위례신도시 성남, 하남 지역 주민들은 20km 떨어진 원도심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약 1km 거리에 있는 복정역, 장지역, 마천역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같은 신도시 주민이지만 성남, 하남 주민들은 배차간격이 짧은 서울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배차 간격이 불규칙한 성남과 하남버스만을 이용하고 있단 지적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른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됐다. 2009년 이후 위례신도시에 분양된 아파트는 위례신사선 건설을 목적으로 가구당 1400만원의 교통개선분담금을 부담했고 2023년 개통된단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서울 구간에 중앙역부터 신사역까지 약 14km를 서울시가 주도하는 서울 도시철도 사업으로 설계돼 진행되고 있다”며 “12만 주민이 사는 위례 신도시에 중앙역 한 개만 설계에 반영돼 당초 목적인 위례 전체 주민 교통 문제 해결보단 서울에 주소를 둔 위례신도시 내 서울 주민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남 지역에 거주하는 대부분 주민과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고, 같은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을 내고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울시는 서울시민만을 이용하는 지하철을 계획했다”며 “대한민국 어디에도 위례신도시 같이 계획된 교통계획은 없다”고 비판했다.

위례신도시 내 교육 문제의 핵심은 과밀학급이다. 현재 초중고는 학생 대비 교실이 부족한 상태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 조만간 일부 학생들이 신도시 내 근거리 학교를 배정받지 못하고 성남과 하남의 원도심 학교로 배정받는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서울과 인접한 장지동, 문정동에 걸어서 이동 가능한 학교가 있음에도 성남과 하남 원도심 학교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위례신도시 내 주민 공동복지시설은 행정구역별로 관리돼 타지역 주민들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보건소의 경우 위례신도시에서 가까운 송파보건소가 있지만 위례 신도시 하남, 성남 주민들은 멀리 떨어진 원도심 보건소를 가야만 한다.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내 하남과 성남은 지리적으로 원도심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우체국, 경찰서, 시청 등 공공시설을 이용할 경우 원도심까지 가기 위해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 이상 가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도 인접도시의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내 성남, 하남지역의 서울 편입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의 발언 모습. / 사진=최성근 기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메가시티는 인구 감소,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이라며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초광역 단일 경제 생활 행정권역을 구축해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단일 권역 형성은 단순히 지역과 지역을 묶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행정구역이 달라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에 대한 조정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례신도시는 같은 동네를 살면서도 도로 하나를 놓고 지원 학군, 택시 요금 등 모든 것이 달라 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메가시티 추진을 통해 초강력 단일 생활권 조성으로 도시경쟁력 강화 뿐 아니라 과거 규정된 행정구역과 현재 살아가는 시민 생활권의 간극을 맞춰 단일생활권 조정을 통한 시민 편의 증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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