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21neo, B787-9, B787-10 등 110대 신형기 도입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B737-8 확대
신기종 도입으로 정비비용 낮추고 연료효율성 높여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A321neo. / 사진=대한항공
A321neo. / 사진=대한항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기단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엔데믹 이후 늘어나는 해외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정비비용 및 연료비 절감, 환경 문제 등이 차세대 항공기 도입 이유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에어버스사 ‘A321neo’ 20대 주문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보유한 A321neo 기종은 50대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A321neo 2대를 포함해 보잉사의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등 총 110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A321neo와 B737-8의 경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위주로 운항하는 항공기다. A321neo는 182석 규모 항공기로 180도로 펼쳐지는 8석의 프레스티지 좌석을 장착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 항공사 최초로 에어버스의 객실 인테리어 브랜드인 에어스페이스 인테리어와 기내 와이파이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 항공기 도입 이유에 대해 “단거리 노선에서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안전을 위한 신형 항공기 투자 일환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형기인 B787-10은 국내 항공사 중에선 대한항공이 최초로 도입하는 기종으로 787 시리즈중 가장 큰 모델이다. 동체 길이는 B787-9 대비 5m 가량 늘어난 68m이며 승객과 화물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보유 기종 첨단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한편 효율을 높여 항공기 운영 비용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B737-8. / 사진=제주항공
B737-8. / 사진=제주항공

저비용항공사(LCC)도 차세대 항공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초 차세대 기종인 B737-8 첫 도입을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해당 기종에 대한 50대 구매 계약(40대 확정·10대 옵션)을 마쳤으며 추후 순차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해 기종 전환에 나설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B737-8 기종을 통해 기단 세대교체에 나서는 한편 중대형기인 ‘A330-300’을 늘리면서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도 올해 B737-8을 중심으로 기단을 10대까지 확보했으며, 향후에도 737-8을 위주로 항공기를 늘려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국내 LCC 차세대 기종인 B737-8은 기존 주력기인 737-800에 비해 연료효율이 15% 상승하고, 정비비용은 10% 감소해 운영 효율성 향상이 예상된다. 또한 운항거리도 기존 대비 1000㎞가까이 늘어나 일본, 중국, 동남아 뿐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까지 취항이 가능하다.

◇ 비용 감소에 따른 효율성 강화와 친환경 규제 대응 차원

항공사들이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은 우선 정비 비용 문제가 크다. 기령(항공기 나이)이 오래된 항공기일 경우 상대적으로 정비도 자주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 부담이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업계는 안전 비용에 4조2387억원을 투자 했으며 이 중 항공기 정비·개조 및 정비시설 구매·유지 부문에 2조953억원, 부품 구매에 8373억원 등 항공기 정비 관련으로 2조932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수리 비용의 경우 대당 평균 56억원 수준이며, 엔진 및 부품 구매는 대당 22억원이다.

이처럼 항공기 정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신형 항공기로 교체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항공기를 도입해야 하는데, 굳이 구형 모델을 들여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세대기 도입이 늘어나는 점도 있다.

아울러 친환경 문제도 얽혀있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항공업계도 이에 맞춰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항공기 운항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 저감이 시급해졌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연차총회를 열고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제로)’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IATA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을 381메가톤 줄이고, 2030년엔 979메가톤, 2040년 3824메가톤, 2050년 8164메가톤의 탄소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항공업계의 경우 전세계 탄소 배출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1명당 1㎞를 이동할 때 배출하는 탄소량이 자동차의 2배, 기차의 20배로 이동 수단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비중을 늘리는게 효과적이지만,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SAF의 경우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어 친환경성이 우수하지만 가격도 2~3배 이상 높아 비중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이에 항공업계는 우선 연료효율이 높은 차세대 기종을 늘리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언급한 차세대 기종들의 경우 기존 기종들보다 좌석당 탄소배출량이 20~25%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