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닷, 지난 9월 정식 출시 후 아이폰 녹음기능으로 가입자 확보
SKT “네이버 스노우처럼 AI 콘텐츠 수익화 검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A.)’의 수면관리, 포토프로필 등 기능을 묶어 구독형 상품으로 출시하거나 서비스 중개 수수료 부과 등 수익 모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스노우 등에서 AI 콘텐츠에 대해 월정액 또는 건당 사용료 과금 방식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단 점을 참고해 에이닷의 수익화 방안을 마련하겠단 것이다. 최근 에이닷은 아이폰 이용자들을 겨냥한 통화녹음·요약 기능을 추가해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 중인데 이를 통한 AI 서비스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겠단 것이다.

8일 김지훈 SK텔레콤 AI서비스성장담당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이닷은 9월말 AI 개인 비서로서의 진화를 목표로 통화녹음과 수면관리 등 신규 기능을 추가 중이고, 이는 시장의 높은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한 아이폰 통화녹음은 빠르게 에이닷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에이닷은 애플 앱스토어 무료앱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라이프스타일 분야 1위에 올랐으며, 현재도 상위순위에 랭크돼 지속적인 가입자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 “올해 로밍 매출, 코로나 전 매출 초과 달성할 것”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지난 9월말 정식 출시한 AI 서비스로, 최근 아이폰 이용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통화녹음·요약과 수면관리 서비스 등 신규 기능을 출시했다. 향후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도 출시를 앞뒀다.

김 담당은 “에이닷은 수면관리나 포토프로필 등 기능을 묶어서 구독형 상품 형태의 수익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특히 일부 사업자의 경우 포토프로필에 대해 월정액 또는 건당 사용료 과금 방식으로 수익이 발생 중이기 때문에 에이닷에서도 유사한 수익 창출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AI프로필, AI 이어북(Yearbook) 등 신규 상품 흥행으로 빠른 성장 중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담당은 “이와 더불어 콘텐츠 오퍼링을 기반으로 한 광고 사용이나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중개수수료를 수취하는 것도 주요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는 더 나은 서비스 경험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통신 사업 성장세를 뒷받침한 로밍 사업 매출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전의 실적을 초과 달성하고, 중장기 매출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담당은 “3분기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76% 수준이지만, 로밍 요금제 이용률은 과거 대비 1.5배가량 높아졌다. 올해 로밍 매출은 코로나 직전해인 2019년 실적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로밍의 첫 이용자 중 과반수가 다음번 출국 시 로밍을 재이용하는 반복 사용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로밍 이용 확대는 올해 실적 회복에서 나아가 중장기 매출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 /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 / 사진 = SK텔레콤

◇ “사피온 X330, 2025년부터 매출발생···5G·LTE통합요금제 이달 시행”

SK텔레콤은 AI 사업 관련 매출 성장이 가시화될 분야로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AI 서비스와 연계한 구독사업 등을 꼽았다. 앞서 유영상 대표는 현재 17조원의 매출을 오는 2028년까지 25조원으로 늘리고, 이 중 AI 사업 매출 비중을 현재의 4배 수준인 36%로 끌어올리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환석 SK텔레콤 경영전략담당은 “데이터센터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GPU 데이터센터 수요와 같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부지를 확장하고 이종산업 제휴 및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면서 규모를 키울 예정”이라며 “AI 반도체 사피온은 연말까지 ’X330‘을 출시할 예정이고, 이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탑재하는 등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은 이미 보유한 비전 AI 기술이나 새롭게 개발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별 특화된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내놓은 정책의 핵심은 5G와 LTE 요금제의 통합이다. 이달부터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5G 요금제 대신 LTE(4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고, LTE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5G 요금제에도 가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정부는 통신사와 협의해 내년 1분기 중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고, 30GB 이하 소량 구간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할 예정이다.

김지형 담당은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5G 단말로 LTE 요금제를, LTE 단말로 5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시행할 것”이라며 “5G 도입 만 4년 반이 되면서 가입자 확보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지만, 꾸준히 증가 중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요금제의 업과 다운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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