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취약지 250개 시군구 중 98곳 달해
분만·응급의료 취약지 모두 군·소도시 등에 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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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전국 시군구 기초지자체의 절반가량이 응급 의료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도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5일 국립중앙의료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2022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의료센터 도달 시간을 분류 기준으로 전국 250개 시군구 대상 의료 취약지를 집계한 결과, 응급의료 취약지는 98곳으로 39.2%에 달했다. 이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1시간 이내 도달할 수 없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30분 이내 도달할 수 없는 인구가 30%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응급의료 취약지는 비수도권에 많았다. 전남 17곳, 경북 16곳, 강원 15곳, 경남 14곳, 충남 11곳, 전북 9곳, 충북 8곳, 경기 5곳, 인천 2곳, 제주 1곳 등으로 집계됐다. 광역시도 중증 응급환자가 관내 의료기관에 이송된 비율이 85%에 못 미치는 경우가 4곳이나 됐다. 세종 64.9%, 충남 81.3%, 전남 79.2%, 경북 80.3% 등이다.

이들 시도에서는 중증외상환자나 심뇌혈관응급의심환자 4명 중 1명은 해당 광역시가 아닌 다른 광역시도의 의료기관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외상과 심뇌혈관 응급 환자의 관내 의료기관 이송률은 충남이 각각 76.1%와 72.7%, 전남 75%·69.4%, 경북 74.1%·74.4%에 머물렀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전국에 40곳이 운영 중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포함해 166개 기관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119구급대가 소방관서에서 출동해 현장을 거쳐 의료기관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북이 20.3㎞로 가장 길었으며 이는 가장 짧은 인천(5.8㎞)의 3.5배에 달했다. 그 외에 경북이 20.3㎞, 충남이 20㎞, 전남이 18.6㎞로, 서울(6.7㎞)·부산(7.8㎞)·대구(8.7㎞)·광주(7㎞)·대전(7㎞)·울산(8.6㎞) 등 광역시 대비 긴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의료 취약지 역시 전국 250개 시군구 중 108곳으로 43.2%에 달했다. 의료원은 15~49세 가임인구 중 분만실에 1시간 이내에 접근 불가능한 경우가 30%를 넘을 때 접근성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분만실 이용자 중 분만실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1시간 이내인 경우가 30% 미만일 때도 여기에 해당한다.

의료원은 접근성과 의료이용 모두 취약한 경우 A등급으로,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취약한 경우 B등급으로, 또 A·B등급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배경 인구와 수요 부족 등을 고려할 때 분만실 운영이 어려운 지역을 C등급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A등급이 30개, B등급(분만취약지 지원사업 대상 기관 22곳 제외)이 17개, C등급은 61개 지역으로 집계됐다.

시군구 중 분만과 응급 의료 중 하나라도 취약지에 해당하는 경우는 112곳이다. 전체 대비 44.8%를 차지했다. 의료 취약지는 강원, 전남, 경북 등 군 지역이나 소도시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이 2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이 19곳이었다. 강원이 14곳, 경남과 충남이 각 13곳, 충북과 전북 각 10곳, 제주 1곳(서귀포시)으로 나타났다.

광역시 중에서는 인천의 강화군과 옹진군만 응급·분만 의료취약지에 속했으며 경기의 경우 가평군, 안성시, 양평군, 여주시, 연천군, 포천시 등 6곳이 분만 취약지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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