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서 하루 일정으로 진행
채용일정·인재상 등 소개···지원 ‘꿀팁’ 귀띔
참가자들 “막연했던 지원과정 방향 잡힌다”

/ 사진=최동훈 기자
30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서 2023 항공산업 잡페어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월요일인 30일 오전 8시 50분, 국내선 중심 공항인 김포공항이 돌연 젊은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항공분야 직업박람회 ‘2023 항공산업 잡페어’가 현장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지난 2018년 시작한 항공산업 잡페어는 2019~2021년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현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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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대한항공 인사전략팀장이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대한항공 “11월 말~12월 초 모든 직종 채용절차 개시”

이날 국제선 청사 3층에 마련된 박람회 입구에서는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 30m 정도의 대기열이 만들어질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참가자들은 각자 편한 캐쥬얼 차림을 갖췄지만, 개중에는 실제 면접 참가자처럼 머리를 꾸미고 복장을 착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지상 조업사 일부가 현장에서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박람회에 61개 기업이 참여해 1550여명 규모의 향후 채용 계획과 기업 현황을 소개할 예정이다. 참가 업체 중 16개사가 현장에서 34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실제 이날 행사에 참가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 대부분 현재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장에 부착된 게시판을 통해 향후 채용 일정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각 사가 이전까지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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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에어프레미아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항공사들 중 대한항공은 종합직을 시작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모든 직군별 채용을 이날 오후 개시할 계획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한 김종민 대한항공 인사전략팀장은 자기소개서의 중요성, 스펙 관리법, 회사 복리후생 등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 몰입력 있게 전했다. 참가자들은 대한항공 채용 설명회 현장의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직종별 채용 계획을 각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김종민 팀장은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시국을 지나 올해부터 채용 기회를 다시금 많이 열려고 한다”며 “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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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채용 공고 게시대에는 제주항공(6월), 진에어(3월), 이스타항공(1월), 에어프레미아(2월) 등 항공사별 직종별 채용 일정과 규모가 함께 게재돼 있었다. 각 사는 이번 현장에서 향후 채용 계획을 소개하고 지원자들에게 채용에 관한 정보를 전하는 등 상담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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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채용상담 부스 앞에 참가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3층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좌석 공간을 마련하고 직무별 채용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서서 대기 중인 참가자들은 각각 양사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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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부스에서 채용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를 비롯해 DHL 코리아, 제주에어서비스(JAS)등 물류 업체나 지상조업사들이 한두칸 규모의 공간을 두고 지원자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도착한 4층 공간에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항공사들을 비롯해 민관의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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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부스에서 채용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현직자-취준생의 ‘뜨거운 눈빛’ 교환···상담에 열의 보여

행사가 진행 중인 오전 김포공항 외부의 날씨는 15도 안팎로 쌀쌀했지만, 잡페어 현장은 수많은 참가자들의 체온과 행사에 대한 열의로 후끈했다. 참가자들은 외투를 팔에 걸친 채 현장 곳곳을 돌아다녔고, 이마가 번들거렸다.

채용상담을 위해 기다린 끝에 기업별 부스 의자에 앉은 참가자들은 ‘미래의 선배’들이 건네는 조언과 설명을 한 자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 눈을 반짝거렸다. 처음 만난 사람의 눈을 계속 바라보고 있기 어려울 만도 한데, 각자 다르게 생긴 참가자들의 눈은 마주한 현직 직원들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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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관계자들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채용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상담에 임한 현직 직원들도 참가자들의 열의에 감응한 듯 성심성의껏 갖가지 말을 전했다. 현직 직원들의 표정은 이미 어려운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앉은 자로서 여유를 지니면서도 마치 고객을 상대하듯 열성적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어수선한 공항 내 다른 구역들과 대조됐다.

해외 대학에서 졸업 후 국내 항공사의 운항승무원 취업에 뛰어든 A씨는 “작년 졸업 후 자격증을 따는 등 준비하던 중 국토부 종합포털을 통해 이번 행사 일정을 알고 찾아왔다”며 “여러 항공사들이 중시하는 부분들에 대해 몰랐던 것을 이번에 알게 돼서 채용 준비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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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참가자들 “울산에서 올라왔다” “오후에도 남아 다 둘러볼 것”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항공산업 잡페어는 정오 이후 제43회 항공의 날 기념식, 청년정책 설명회, 명사강연, 취업특강 등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하루 만에 진행되는 행사다보니 이른 시각 시작됐음에도 많은 인원이 몰렸다. 오전 10시 20분쯤 퇴장한 인원만 930명에 달했고, 행사 사회자는 오전 11시 40분 넘어 현직자 토크콘서트가 끝난 후 “현재까지 참가인원이 1600명을 넘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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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이 부스 방문자들을 위해 준비한 사은품들. / 사진=최동훈 기자

객실승무원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추세희씨는 “이틀 전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지내다가 항공산업 잡페어에 참가하고 이제 바로 내려가는 길”이라며 “채용설명회, 토크콘서트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석해 정보를 많이 얻었고, 현직자가 다 잘 될 것이라고 응원 메시지 준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가 오후까지 시간대별로 차별화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다보니 일부 참가자들의 발길을 하루 종일 유인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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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어서비스(JAS)가 부스 옆에 배치한 홍보물들. / 사진=최동훈 기자

정비 직종에 지원 예정인 김태현(25세), 백시온(23세), B씨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박람회 현장으로 돌아와 오전에 못 가본 부스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태현씨는 “여러 기업의 채용 일정, 직무 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게 오늘 방문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백시온씨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석해 기업별로 원하는 인재상과 채용 계획, 방향성 등을 상세하게 말해줬다”며 “채용 지원하는 과정에서 틀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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