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다이아보다 저렴한 랩그로운 다이아 관심 급증
어니스트서울, 온·오프라인 랩그로운 다이아 시장 공략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통업계에서 랩그로운(Laboratory Grown) 다이아몬드가 화제다. 과거 다이아몬드는 비싼 보석으로 인식됐다. 가치소비가 확산하며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광학적 특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저렴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주얼리 시장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주얼리 시장은 수입브랜드와 국산브랜드로 양분화돼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 어니스트서울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성장에 힘을 실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 눈길을 끈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비교. / 자료=어니스트서울, 표=정승아 디자이너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비교. / 자료=어니스트서울, 표=정승아 디자이너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리플랩스가 운영하는 컨템포러리 파인주얼리 브랜드 어니스트서울은 최근 SSG닷컴에서 진행한 신세계백화점 라이브방송을 통해 30분 만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1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파인주얼리는 금이나 백금 등의 귀금속과 원석 등의 준보석으로 만들어진 고급 악세서리류를 의미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성된 다이아몬드다. 미세한 크기의 다이아몬드 씨앗이 들어있는 CVD(화학적기승증착) 용기에 수소와 메탄가스를 주입하면 고온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탄소 원자가 분리된다. 이후 기존 시드 위에 탄소가 증착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과 동일한 결정 구조로 자라난다. 즉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이 지하 200㎞ 맨틀에서 수억년 동안 열과 압력을 거쳐 탄생하는 과정을 몇백시간으로 압축한 셈이다.

특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20~30% 수준에 달한다. 합리적인 가격이 경쟁력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제 소개되는 단계지만,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거래량이 천연 다이아몬드를 넘어섰다. 유통업계에서는 미국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시장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니스트서울이 신세계백화점 라이브방송에서 판매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이 신세계백화점 라이브방송에서 판매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 사진=한다원 기자

국제 다이아몬드 시장조사업체 폴짐니스키에 따르면 올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판매액은 146억달러(약 19조783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 2016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7억달러(9485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7년 만에 20배 성장한 셈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다이아몬드 전문기업 KDT다이아몬드가 모바일 사용자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에 의뢰해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41.6%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어니스트서울, 파인주얼리 시장 틈새 공략

이같은 랩그로운 다이아몬스 시장 성장세에 맞서 어니스트서울은 파인주얼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니스트서울은 고가의 파인주얼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랩그로운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주력으로 현대 여성을 위한 고감도 실용적인 주얼리를 선보이고 있다.

최지은 어니스트서울 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최지은 어니스트서울 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 종로 공방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제작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최지은 어니스트서울 대표는 네이버에서 5년간 검색서비스 기획자로, 카카오에서 5년간 메신저 앱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는 등 IT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금은방 거리로 불리는 종로에 공방을 둔 어니스트서울은 다이아몬드 제품이 고가여서, 소비자들이 구매 전 온라인에서 제품을 확인한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 어니스트서울은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는 약 6조3000억원대로 의류, 신발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국내 주얼리 시장은 수입 명품 브랜드가 절반 정도고 이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져서 브랜드 선호는 높아지고 있지만 다이아몬드는 예물에 가깝고 패션 다이아몬드를 선보이는 곳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어니스트서울 공방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 공방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 공방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제작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 공방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제작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어니스트서울은 주얼리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는 반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온라인 구매시 고객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사이즈가 안맞으면 어쩌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점을 알고 있어서 반품하도록 했다”면서 “주문제작으로 주얼리를 만드는 업체 중 유일하게 반품하는 곳이 어니스트서울로 알고 있고, 주얼리의 경우 재료를 해체해서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이아몬드 리세팅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소비자가 다이아몬드 리세팅을 받으려면 일일이 업체에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최 대표는 리세팅 과정을 고해상도 카메라로 녹화해 참관을 신청하는 경우 리세팅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어니스트서울 반품률은 4%, 재구매율은 52%다. 통상 주얼리 업계의 반품률이 7%라는 점에서 낮은 편에 속한다.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어니스트서울은 해외 수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9월부터 홍콩 스토리즈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고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파인주얼리 상장 기업들이 있는데 세팅이 투박해 세팅 섬세함이 뛰어난 국내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홍콩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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