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 제출
환노위 우원식 의원 강도 높게 비판 "청문회나 고발 검토해야"
SPC 악재 터질때마다 주가 출렁...3분기 실적호조에 향후 주가 추이 관심

허영인 SPC 회장. / 사진=연합뉴스
허영인 SPC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SPC를 둘러싼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 사고로 샤니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서 출석, 사과한 이후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며 SPC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고조되고 있다. 연이은 사고에 허영인 SPC 회장이 국감에 소환됐다. 허 회장이 등판할 때마다 SPC 주가가 출렁인 바 있어 향후 SPC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허영인 SPC 회장을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오는 26일 열리는고용부 종합감사에서 허 회장에게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 책임 소재를 물을 예정이었지만, 허 회장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15일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같은달 해당 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 7월 손가락 골절 사고, 8월에는 또다시 끼임 사망 사고가 이어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SP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 6개월 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인정을 받은 SPC 노동자는 총 853명이다. 산재 재해자는 2018년 100명에서 2019년 150명, 2020년 158명, 2021년 176명, 2022년 188명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6월 기준으로 81명에 달한다.

결국 이강섭 샤니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고용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안전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그룹에서 (안전경영 관련) 1000억원을 쓰기로 했고 올 9월까지 총 320억원이 투입됐다”면서 “안전설비 확충에는 113억원을 도입하는 등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의 사과 이후 불과 6일만에 또다시 SPL 제빵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해당 공장에서 50대 A씨는 포장 기계에 새끼손가락이 끼여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포장 장치의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작동 정지 상태에서 수동으로 작업하던 중 기계에 장갑이 밀려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PC의 SPL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들. / 표=정승아 디자이너
SPC삼립 주가 변동 사항./ 정승아 디자이너
SPC삼립 주가 변동 사항./그래픽= 정승아 디자이너

일각에서는 SPC의 잇단 리스크가 SPC삼립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PC삼립 주가는 지난 2019년 1주당 14만6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20년 3만9950원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SPC삼립 주가는 8만원대까지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각종 리스크가 불거지며 하락세를 맞았다.

특히 SPC삼립 주가는 SPL 제빵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해 10월 7만원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허 회장과 전 경영진이 ‘증여세 회피를 위해 주식을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일명 경영진 사법 리스크로 불거져 6만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SPC삼립 주가는 지난해 10월14일 7만8800원에 마감한 뒤 하락 전환해 6거래일만에 11.55% 하락했다. 지난해 10월21일에는 장중 6만9800원까지 밀려 7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SPC삼립 주가는 6만4000원대다. 따라서 이번 허 회장의 국감 출석 이후 SPC삼립 주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남겨져있다.

허 회장의 불출석이 예상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사저널e'와 통화에서 “국회에서 증인으로 신청했으면 나와야지 외국으로 나가버리는 건 국회를 정말 경시하는 태도”라며 “청문회나 고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허영인 SPC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증인들을 향해 “본인들이 한 일에 대해 국민 앞에서 해명하는 게 당당한 태도”라며 “왜 안 나오려고 하나. 당당하지 못하면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현재 증권가에서는 SPC삼립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PC에서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베이커리 매출 호재와 소맥분 등 주요 원재료값 하락이 주가 상승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SPC삼립이 베이커리 부문, 4분기부터 원맥 투입가 하락에 따른 밀다원의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SPC삼립은 연결기준 매출 861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SPC삼립 매출 8982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푸드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베이커리와 유통 부문의 실적 호조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반기에도 신제품 출시, 베이커리가 푸드 부문 부진을 상쇄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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