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범종 사장과 더불어 증인 채택···LG GS 분리 등 그룹 내에서 주요 역할 이어온 인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LG가(家) 세 모녀와 구광모 LG 회장이 벌이는 상속소송이 본격화된 가운데, 증인으로 채택된 강유식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이 어떻게 증언할지 여부가 재계 또 다른 관심포인트가 되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을 비롯, LG가문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강 전 부회장은 재계 일각에서 사실상 ‘LG가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구광모 회장과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지난 5일 열린 상속회복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부터 설전을 벌였다. 바로 증인으로 출석한 하범종 LG경영지원부문장(사장)의 증언 때문이었다.

이날 출석한 하 사장은 구본무 회장이 구광모 회장에게 본인경영 재산을 모두 넘겨주라는 유지를 남기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메모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김영식 여사 등에게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세 모녀는 메모는 본적도 없고 유언이 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해 협의서를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메모는 업무 관행에 따라 폐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하 사장과 더불어 증인으로 채택된 강유식 이사장이 법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가 조직에서 갖는 상징성으로 볼 때 강 이사장의 증언이 갖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강 이사장은 1972년 LG화학에 입사, 이후 LG반도체 부사장, LG구조조정본부 사장 등을 맡았다. LG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계 및 사정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랜 기간 LG에 몸담아온 강 이사장은 구씨 일가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그룹과 GS그룹 분리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당시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 아워홈 창업주 구자학 회장이 별세했을 때 장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LG그룹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상징적 인물인 그의 증언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속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 상속소송 2차 변론기일은 11월 16일이며, 이날 지난 1차 변론기일에 이어 하범종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더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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