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우리 반도체 기업 최대 통상 현안 일단락” 밝혀
IRA시행 1년, 美 시장 한국 친환경차 점유율 업계 2위 기록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계속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 최대 수출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대폭 해소될 전망이다.

9일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미국 정부는 수출 통제 당국과 NSC 경제안보대화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국 수출 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증된 최종 사용자’는 사전 승인된 기업에 적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앞으로 별도의 허가 절차가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관련 기업에도 미국 정부의 결정 내용이 전달됐고 효력은 통보 즉시 발생한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도입, 중국에 소재한 우리 기업 반도체 공장에 대해 1년 간 포괄수출허가라는 예외조치를 부여했다. 당시 우리 반도체 기업의 대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됐지만, 미국 정부와 추가 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 수석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반도체 기업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60.5%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자이자 장비 수요자로서 우리 기업의 안정적 생산이 곧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도 한국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IRA 발효 1년차인 금년 8월 미국 내 우리 친환경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인 1만4000대를 기록했고,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0.9%까지 증가해 업계 2위를 달성했다”면서 “IRA 시행 당시 미국에서 생산되는 한국 전기차가 없어 우리 업계에 불리한 상황이었고, 실제 IRA 시행 직후 약 3개월 간은 미국 내 우리 친환경차의 판매가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친환경차는 지난해 8월 대비 판매량은 153%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2.9%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순위 역시 2단계 뛰어올랐다. 올해 8월까지 누적 기준 판매량은 7만6000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다만 정부는 미국 측에 우리 기업들의 우려를 제기하며 렌트,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에 대해 북미 조립 및 배터리 요건 등과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후 우리 기업들의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5% 수준에서 올해 8월 55%까지 대폭 확대됐다. 내년 하반기에는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양산에 돌입, 미국 정부 보조금 수령을 위한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최 수석은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 산업의 수출 금액은 올해 8월까지 총 624억달러를 기록,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에 올랐다”면서 “우리 기업이 수출한 자동차 3대 중 1대는 수출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혁신도 이뤄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성과가 윤석열 정부 들어 굳건해진 한미 동맹 기반 위에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5분기 동안 외국인 투자는 총 433억달러로, 지난 정부의 첫 5분기(326억달러)와 비교해 33% 증가했다. 올해 윤 대통령이 순방 계기에 유치한 외국인 투자 금액은 신고 기준으로 31억4000만달러였다. 여기에 넷플릭스(25억달러), 코닝(15억달러)의 투자 계획 발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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