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년 째 맹인 안내견 분양···故 이건희 선대회장 뜻
2019년부터 국내 생소한 반려견 헌혈 운동 이어온 현대차

삼성 예비 안내견들의 모습. / 사진=삼성
삼성 예비 안내견들의 모습. / 사진=삼성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4가구 중 1가구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산업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적 측면을 넘어 반려견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려는 대기업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반려견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훈련시켜 매년 분양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안내견 사업 30주년을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를 분양한 이이래 지금까지 총 280마리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마리가 안내견으로 활동 중이다.

삼성 안내견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작품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안내견학교를 세웠다. 재계에서 이 선대회장의 애견사랑은 유명하다. 1960년대 말엔 진도를 찾아 멸종 위기였던 진돗개 30마리를 구입, 10여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꾸준히 국내엔 다소 생소한 개념인 반려견 헌혈 운동에 매진해오고 있다. 현대차는 반려견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고, 이 때문에 피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갇힌 채 사육 당하는 공혈견 문제를 해결하는 일환으로 반려견 헌혈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엔 건국대학교와 손잡고 아시아 최초 반려견 헌혈센터인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도그너는 반려견(dog)과 헌혈 제공자(donor)의 합성어다. 현대차는 해당 시설 운영에 5년 간 1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는 부산 '큰마음 동물 메디컬센터'와 대전 '타임 동물 메디컬센터'와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헌혈견 데이터 관리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유통가에서 대표적 ‘펫플렌들리’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엔 경기도 남양주에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을 열기도 했다. 이미 해외 스타벅스에선 반려견을 위한 메뉴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스타필드는 반려견을 동반하고 입장할 수 있어 애견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에 따라 목줄을 착용해야 하거나 케이지에 넣어야 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은 없지만 국내에선 그나마 ‘펫프렌들리’한 쇼핑몰로 꼽힌다.

반려견을 키우는 소비자를 잡기위한 신세계의 행보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철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계 대표적 애견인으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반려견과의 일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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