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아이, 오는 10일부터 KB국민카드 결제망으로 이전
BC카드, 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가 주력 사업···수익성 악화 불가피
'수익 다각화 방안' 해외법인 실적까지 부진···당분간 흑자 기대 '난항'
BC카드 "코나아이 결제망 이탈 영향 미미···자체카드 발급 등 자력 생존 주력"

코나아이가 오는 10일부터 기존 BC카드 결제망을 떠나 KB국민카드 결제망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코나아이는 결제망 이전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나아이가 오는 10일부터 기존 BC카드 결제망을 떠나 KB국민카드 결제망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코나아이는 결제망 이전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우리카드에 이어 국내 최대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가 그 동안 사용해왔던 BC카드 결제망을 이탈하면서 BC카드 수익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결제 프로세싱 대행 사업이 주요 수익 기반이었던 만큼 회원사들의 잇따른 이탈행보로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 사업구조 다각화의 묘책이었던 해외법인 실적까지 부진하면서 근본적인 체질 전환을 두고 BC카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나아이는 오는 10일부터 기존 BC카드 결제망을 떠나 KB국민카드 결제망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코나아이는 결제망 이전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나아이 측은 전략적 선택으로 결제망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나아이는 지난 1998년 스마트 카드 제조사로 시작해 지역화폐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국내 최초 개방형 선불 결제 플랫폼을 개발해 현재 전국 60여개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회원 수는 1429만명, 거래액만 15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지역화폐 사업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37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카드형 지역화폐와 함께 규모는 급격히 증가했다. SK증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지역화폐 판매액은 전년 대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만 626억85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카드 매출은 전체 매출 비중의 42% 수준인 261억6500만원에 육박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주력 회원사 이탈 행보로 결제망을 제공하며 받는 수수료 매입 업무가 전체 수익의 80%가 넘는 BC카드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만큼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이란 가맹점 네트워크의 개발·운영부터 매출전표 매입, 가맹점과 회원사 간 정산·결제 등을 대신 도맡아 하는 업무다. 그 동안 BC카드는 320만개의 가맹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 받았다. 주 고객인 은행, 전업카드사 등 금융사들이 우량 기업으로 꼽히고 가계부채와 대손부담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과거 BC카드가 별 다른 사업 다각화 전략 없이 해당 업무를 주력으로 삼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전업카드사들이 타 카드사로 결제망을 이동하거나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제휴 형태가 늘어나면서 카드결제 프로세싱 서비스 시장에서 BC카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앞서 BC카드 최대 고객사였던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회원사에서 이탈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전북은행이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무 제공사를 BC카드에서 KB국민카드로 교체했다. SC제일은행도 BC카드 결제망을 이탈해 현대카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새로운 제휴 카드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회원사 이탈이 향후 BC카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BC카드 순이익은 –13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대부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적자로 전환된 카드사는 BC카드가 유일했다. 이와 관련해 BC카드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케이뱅크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느 때보다 사업 다각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결제대행 업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단번에 바꾸기에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설상가상 사업 다각화 방안으로 꼽혔던 해외법인 실적도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BC카드가 소프트웨어(SW) 공급과 개발 사업을 주 사업 목적으로 해외법인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수익 부문에 있어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주효한 가운데 당분간은 조기 흑자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BC카드 관계자는 "지역 중소가맹점 결제에 특화된 코나아이의 사업 방식을 감안하면 이탈로 인해 BC카드 수수료 수익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카드 발급 등 사업 모델 다각화를 통해 자력 생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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