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 관리처분인가 앞둬···정릉골, 지장물 조사 착수
성뒤마을·구룡마을 고밀 공공주택으로 공급 가닥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달동네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백사마을은 사실상 재개발 마무리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앞뒀고, 정릉골은 보상을 위한 지장물 조사에 착수했다. 강남의 성뒤마을과 구룡마을엔 고밀 공공주택이 들어설 예정으로 토지 보상 작업이 한창이다. 낮은 사업성으로 지지부진했던 달동네 개발이 정부와 서울시의 개발 의지와 맞물려 탄력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백사마을은 오는 28일 토지 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다음 달 노원구청에 관리처분인가를 접수하고 10월까지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이주와 철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백사마을은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사업시행자 교체와 설계안 변경 등 난항을 겪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정상화됐다. 2021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같은 해 12월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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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총면적 18만6965㎡ 부지에 일반 공동주택 단지와 임대주택 단지 등으로 조성된다. 일반 공동주택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0층, 34개동, 전용 59~190㎡, 1953가구 규모다. 임대주택은 지하 4층~지상 4층, 다세대 주택 136개동, 전용 30~85㎡, 484가구가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의 다른 달동네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북구 정릉골은 지난해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맞이했다. 정릉골은 북한산 끝자락 국민대학교 캠퍼스와 정릉천 사이에 형성된 노후주택 밀집지역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2003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고 2012년 정비구역 지정, 2017년 조합설립을 마쳤다. 2021년 사업시행인가를 얻고, 지난해 시공사 선정까지 끝냈다. 지장물 조사와 보상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정를골은 재개발 이후 20만3857㎡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80개 동, 1411가구(전용면적 59~165㎡) 타운하우스 단지가 들어선다. 서울 최대 대규모 타운하우스인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조합원 수가 649명으로 일반분양 물량 7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강남의 대표 판자촌인 성뒤마을엔 SH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들어선다. 성뒤마을은 방배동 565-2일대에 형성됐으며 1960∼70년대 강남개발로 생긴 이주민이 정착해 생긴 마을이다. 2017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고시됐고, 사업자는 SH다. 올해 하반기 30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강남의 또 다른 대형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재개발을 앞두고 보상 작업이 한창이다. 개포주공1단지 건너편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1970~80년대 개포동 일대 개발로 집을 잃은 철거민 1100가구가 이주하면서 형성된 강남 최대 판자촌이다. 지금도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집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태다. SH가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용적률 높여 구룡마을에 3600가구 이상 대단지를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 5월 토지 보상계획을 공고했다. 감정평가와 보상금 산정을 마무리 짓고 올해 10월 협의계약과 이주대책 공고 등의 후속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토지주들이 보상금 상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어 사업 기간이 다소 지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곧 진행되는 토지가격 감정을 두고 서울시와 구룡마을 토지주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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