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수 판매,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신차 부재 영향
내년 오로라프로젝트로 분위기 반전 꾀해···중형 SUV·CUV·전기차 등 출시 예정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했으나 조합원 투표 결과 부결···“임금 더 올려야”
올해 판매 부진으로 실적 악화 예상되는 가운데 임금 인상 쉽지 않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내년 ‘오로라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르노코리아는 홀로 후진하고 있는데, 신차 프로젝트를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며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량은 1만2270대로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낮은 성적이다.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QM6와 XM3 판매량이 반토막이 나면서 내수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QM6의 경우 2016년 출시 이후 완전변경모델(풀체인지)이 나오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모델 대비 상품성이 떨어진 상태다. XM3도 최근 타사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거 등장하면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수출과 합친 성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르노코리아를 비롯한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 등 중견 3사 판매량을 살펴보면 GM한국사업장은 21만5144대를 판매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KG모빌리티는 6만4965대, 르노코리아는 6만4847대로 근소한 차이로 르노코리아는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르노코리아는 올해 보릿고개만 넘어가면 내년부턴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판매량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코리아, 르노그룹, 중국 지리그룹이 협업해 진행하고 있는 신차 프로젝트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루카 데 메오 르노 회장이 방향성을 설명한 바 있다.

메오 회장은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이 내놓는 새 중·대형 차량의 수출 허브가 될 것이며, 여건이 갖춰진다면 향후 6년간 한국에 수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로라 프로젝트 첫 신차는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차량 성능 등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으나, QM6보다 차체가 큰 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모델은 지리그룹과 르노그룹이 공동 연구·개발하고,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지리그룹이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담당하고, 르노그룹은 차량 디자인을 맡는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상황에 맞는 첨단 기능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오로라프로젝트 두 번째 신차는 2025년 이후 나올 예정이며,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어 르노코리아는 오는 2026년경에는 국내 부산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 달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은 프랑스 파리 르노그룹 본사에서 박형준 부산 시장을 만나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 생산 설비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부회장도 한국을 방문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내 전기차 생산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분명 힘든 한해가 되겠지만, 기존에 있는 차량들을 활용해 최대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라며 “내년부턴 오로라프로젝트 신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조와의 임단협이다.

앞서 노사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약 100만원 지급, 노사 화합 비즈포인트 20만원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1389명 중 찬성 658표(47.4%), 반대 727표(52.3%), 무효 4표(0.3%)로 부결됐다.

특히 금속노조 산하 르노코리아자동차지회가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지며 “기본급 10만원 인상은 고작 시급 416원 수준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미달에 조정수당 메꾸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간신히 1847억원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판매 부진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무리한 임금 인상안은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사는 8월 하계 휴가가 끝난 이후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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